▲ 5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유아용품 박람회 ‘2018 인천베이비페어’ 행사장을 찾은 엄마들이 각종 유아용품이 전시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 5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유아용품 박람회 ‘2018 인천베이비페어’ 행사장을 찾은 엄마들이 각종 유아용품이 전시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다양한 아기용품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지만 가격이 저렴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10개월 된 아기와 함께 유아용품 박람회를 찾은 한 엄마의 말이다.

8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2018 인천베이비페어’의 첫날인 5일 오전 11시부터 주차장은 벌써 만원이었다. 주차요원들은 주차장 입구에 몰려드는 차량들을 인근의 다른 주차장으로 안내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박람회장은 아기를 앞에 매고 돌아다니는 엄마와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엄마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배가 나온 임신부의 손을 잡고 출산용품을 찾는 남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는 사은품을 받아가려고 줄을 선 엄마들이 방금 전 봤던 장난감과 유아복의 품질, 가격을 놓고 연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개장 첫날부터 행사장이 만원인 이유는 다양한 유아 관련 제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모차와 유아용 카시트, 아기띠, 유아복, 화장품 등 각종 보육제품부터 보험사의 태아보험 상품까지 ‘풀코스’로 갖추고 부모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제품 가격은 시중가와 차이가 없다.

임신 8개월차라는 전민준(31)·이다정(26·여)부부는 "물티슈나 기저귀 같은 소모품은 비교적 싼데, 유모차나 카시트 같은 고가 제품은 시중가보다 싸지 않다"고 했다.

‘임신부 문화센터’ 동기와 함께 왔다는 김지연(30·여)씨도 제품 가격을 거론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한자리에서 많은 유아용품을 볼 수 있어서 왔다. 가격은 인터넷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싸다"고 했다.

카시트는 웬만하면 40만∼50만 원이었고, 수입 유모차는 210만 원 선이었다. 수입제품 전시부스일수록 발길이 이어졌다. 내 아이에게 만큼은 좀 더 좋은 것을 해 주고 싶은 부모 심리를 파고든 마케팅 전략이 먹히고 있었다.

유아용품 박람회가 가격의 차별성이 없는 이유는 준비 과정을 보면 금세 드러난다. 참가 업체들은 박람회를 주최하는 컨벤션업체에 보통 100만∼200만 원의 부스비를 주고 입점한다. 수익을 내기 위해선 마진을 더 남겨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의문이다. 이 박람회에는 150여 개 회사가 300여 부스를 마련했다. 하지만 인천 업체는 16곳에 불과했다. 박람회는 수익이 나지만 이익은 외지 업체들이 챙기는 꼴이다.

인천시나 군·구가 유아 박람회를 주도해 시민들이 유아용품을 저렴하게 사고, 지역 업체 참여도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미 용인시나 광명시는 ‘용인시 태교축제’ 등을 기획해 박람회와 함께 태교와 육아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1억5천만 원의 예산으로 8∼9월 사이에 ‘출산·육아 박람회’를 처음 개최하려고 한다"며 "박람회와 체험부스뿐 아니라 전문가의 특별 강연, 토크콘서트 등 시민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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