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대와 7대 의회에서 의장 선출 파문으로 장기간 파행을 겪던 의정부시의회가 8대 전반기 의회에서도 일주일 넘게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어 ‘파행 전문 의회’라는 오명 속에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하던 의원들이 당선과 동시에 의회를 장악하기 위한 밥그릇 싸움에만 혈안이 돼 8대 전반기 의회가 개회하기도 전에 장기 파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높게 나오고 있다.

8일 의정부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6일 8대 의회 전반기 의장·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선출을 위한 다섯 번째 본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산회했다.

시의회는 지난달부터 의장단 구성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대표 간 8차례에 걸친 협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2일 의회 첫날부터 정회와 산회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시의원은 총 13명으로 이 중 8명이 민주당, 5명이 한국당 소속이다. 민주당은 시민 다수의 선택에 따라 의장을 비롯한 자치행정위원장, 도시건설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3개 상임위원장 총 네 자리를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균형 있는 의회를 위해 부의장과 상임위 상관 없이 두 자리를 달라며 맞서고 있다.

한국당 한 의원은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본인들의 공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마치 민주당은 모두 승리자, 한국당은 패배자로 규정하고 원 구성을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의원은 "한국당은 의석 수를 빌미로 1인 1표의 다수결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며 "양당 간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한국당 임시 의장이 계속 정회를 선언하는 것부터 원 구성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시의회는 6대와 7대 후반기 의회에서도 의장 선출 건으로 각각 108일과 62일간 파행한 바 있다.

시민 권모(56)씨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저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의원이 필요한 것이지 어느 당 의원이 의장을 맡고 상임위원장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매번 의회에서 반복되는 의장단 선출 파행은 결국 의원들이 자신들을 뽑아준 시민들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경기북부지역 시·군의회 중 의정부시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의회는 개원과 동시에 원 구성을 끝낸 상태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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