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개인주의화에 따른 자녀 분가, 고령화에 따른 홀몸노인 증가, 미혼율 상승과 만혼화 현상, 취업난 등 복합적 요인 속에 1인 가구는 점차 우리나라 보편적 가구 형태로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인 가구는 561만3천여 가구로 2016년 대비 17만9천 가구(3.3%) 늘어났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1%에서 28.7%로 증가했다.

통계청은 2045년까지 전국적으로 1인 가구가 809만8천 가구(36.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도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도의 1인 가구 증가율은 89.7%로 전국 평균 증가율(70.2%)보다 19.5%p 높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조만간 도내 1인 가구 수는 전국 최다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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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복지재단이 1인 생활인 지원 사업 등 2018년도 주요 업무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복지재단 제공>
문제는 1인 가구의 급증이 질병·소외·빈곤 등 사회병리 현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 빈곤 문제는 또 다른 ‘신사회적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1인 가구는 다인(多人)가구에 비해 공동생활에 따른 비용 절약 효과 등이 없어 빈곤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고, 고령화 노인들의 고독사 문제도 이미 오래전부터 우려된 대목이다.

도와 경기복지재단은 도내 1인 가구가 복지 사각대지에 놓이지 않도록 특성화된 예방 프로그램에 필요하다고 판단, 올해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복지사업 발굴에 나섰다.

복지재단 관계자는 "도내 1인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사회적 연결망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1인 가구와 관련한 사회문제에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모사업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 경기도 1인 가구 증가 흐름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1인 가구는 2000년 도내 전체 가구의 13%에서 2015년 23%로 10%p 상승했다. 2000년 도내 1인 가구 인구는 약 34만 명이었으나 15년 만인 2015년 103만 명으로 약 70만 명 증가했다.

2015년 기준 도내 40∼64세 중장년층 1인 가구가 약 46만 명으로 도내 1인 가구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청년층은 20∼39세 1인 가구가 37만 명을 차지했다.

1인 가구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청년층과 중장년층 모두 구직과 취업이 꼽혔다. 청년층 1인 가구 중 구직·취업 이유가 88.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장년층 역시 구직·취업 이유가 44.9%로 가장 높았으며 가족과의 불화 21.4%, 사별 17.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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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가구 돕는 사회적기업들.
도내 1인 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저학력자 비중이 높았다. 다인가구 가구주의 중학교 이하 학력 비중은 8.6%인 반면 1인 가구는 18.0%에 달했다. 특히 여성 1인 가구(53.6%)의 중학교 이하 학력 비중이 남성(46.4%)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자리 부문에도 도내 1인 가구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정규직 일자리 취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년 1인 가구는 높은 비정규직 비중(57.8%)으로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보였다.

노년 1인 가구에서는 비정규직 고용이 93.0%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6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의 빈곤율은 70%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는 일자리의 낮은 질과도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가운데 경기복지재단이 지난해 발간한 ‘저소득 1인 생활인 지원 및 사각지대 해소 방안 연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1인 가구의 5%가량이 경제적 위기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없어 공과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한 경험은 9.2%, 신용불량자가 된 경험은 5.8%, 돈이 없어 겨울에 난방을 하지 못한다는 경험도 4.2% 순으로 조사됐다.

도내 1인 가구 중 중위소득 50% 미만인 비율도 49.3%에 달했다. 반면 2인 이상 가구 중 저소득층은 13.4%에 불과, 다인가구에 비해 1인 가구에서 저소득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재단은 해당 연구에서 "1인 생활인이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복지 영역이나 삶의 영역에서 소외되지 않고 공동체의 한 주체로 역할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 경기도·경기복지재단, 1인 생활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 사업 스타트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은 올해 ‘한마음 가족 구성 지원 등 1인 생활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 공모 사업에 착수했다.

도내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 형성을 통한 정서적 지지 기반 구축, 유형별 1인 가구 맞춤형 지원 서비스 개발로 예방적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큰 목표다.

사업 추진을 맡은 복지재단은 지난 5∼6월 도내 비영리 민간단체, 사회복지시설·단체 등을 대상으로 1인 가구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공모했다.

공모 사업들은 큰 틀에서 ▶안정적 자립을 위한 자립 준비 지원 ▶사회적 관계 형성 및 심리정서 지원 ▶일상생활·교육·의료·법률 지원 ▶사회적 안전망 구축 ▶1인 생활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에 기준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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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가구 돕는 사회적기업들.
복지재단은 접수된 사업들을 심사해 도내 19개 시·군의 21개 기관 및 단체를 공모 지원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기관·단체들은 도와 복지재단으로부터 각기 필요 예산을 지원받아 연말까지 1인 가구 대상 사업들을 수행하게 된다. 복지재단은 이 과정에서 사업 수행에 필요한 교육, 컨설팅,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복지재단은 우선 중장년 및 노인 1인 가구의 ‘고독사’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중장년층 및 노인 대상 사업 지원(21건 중 16건)에 비중을 높게 뒀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 1인 생활 지원사업 사이사이’(구리종합사회복지관), ‘혼자가 아닌 함께’(수원시희망의쉼터), ‘복지 사각지대 중장년층 지원사업’(하남시사회복지협의회), ‘층반장 활동을 통해 이웃을 돕는 연결고리’(부천덕유사회복지관), ‘홀몸노인 사회관계망 형성 통한 건강한 심신 만들기 지원 사업’(안산초지종합복지관) 등 16건의 중장년·노인 1인 가구 대상 시범 서비스 사업이 올해 실시된다.

청년층을 위한 사업으로는 ‘1인 가구 관계망 조성사업’(군포인생나자작업장사회적협동조합), 지역사회 차원의 사업으로는 통합사례관리 네트워크를 활용한 복지 사각지대 생활안정 지원사업 ‘안녕합시다’(화성남부종합사회복지관), 시설 퇴소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한 ‘비둘기(비상하자 둘이 함께 기운차게) 福 둥지 만들기’(안성신생보육원) 사업 등도 추진된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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