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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출전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역사적 사실

박종민 수원 영생고 교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7월 12일 목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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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민 수원 영생고 교사
2002년 한일 월드컵 무대를 주름 잡았던 브라질의 호나우두(Ronaldo)는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 그리고 지금 월드컵 무대를 뜨겁게 달군 포르투갈의 호날두(Ronaldo)가 있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 호나우두와 호날두로 구분하여 사용하지만 사실 둘의 알파벳 표기는 같다. 국적이 다른 두 나라의 선수 이름이 같은 이유는 브라질이 과거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을 제외한 라틴아메리카 대부분의 국가들은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당연히 이 국가들은 스페인어와 스페인식 이름을 사용한다. 그런 이유로 스페인 또는 남미의 국가와 경기를 하게 될 때면 수많은 마르티네즈와 에르난데스, 산체스, 나바스, 호세, 카를로스 등을 보게 된다. 이처럼 축구 선수들의 이름 뒤에는 유럽에 의한 식민지 개척의 역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벨기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름을 유심히 살펴보면 전혀 다른 두 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벨기에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에당 아자르와 케빈 데 브라위너는 이름에서 풍겨오는 뉘앙스부터가 다른 나라의 언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자르는 남쪽의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왈롱 지방 출신인 반면 데 브라위너는 북쪽의 플랑드르 지방 출신으로 네덜란드어를 사용한다. 실제 두 지역은 정치적인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들에 대한 다양한 갈등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아 틈만 나면 분쟁을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98 월드컵 때의 국가대표는 식사를 할 때 플랑드르 출신과 왈롱 출신 선수들이 따로 식사를 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벨기에 국가대표는 이런 갈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자국의 언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영어로 대화를 하지만, 엄청난 실력과 호흡을 통해 우승을 노리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선수들은 모두 백인인데,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들은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다. 반면 북중미 예선에서 파란을 일으킨 파나마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흑인이고, 남미의 서쪽에 위치한 페루는 대부분 원주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인종 분포에는 플랜테이션 농업이 큰 몫을 차지했다. 커피, 후추 등과 같은 열대 작물들을 재배할 수 없었던 유럽은 대항해 시대 이후 엄청난 수요가 있었던 이들 작물들을 충당하기 위해 본격적인 식민지 쟁탈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전쟁, 학살, 전염병 등으로 인해 아메리카 대륙의 수많은 원주민들이 죽거나 안데스 산맥으로 도망갔다. 플랜테이션 작물을 재배할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고 오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노예가 돼 플랜테이션 작물들을 재배했다. 이렇게 흑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흑인을 보기 힘든 이유는 이 지역이 유럽과 기후가 비슷한 온대 기후 지역이기 때문이다. 굳이 흑인 노예가 필요 없었던 이유로 인해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백인들의 국가가 됐다. 반면 자메이카, 아이티 등 북중미의 섬들은 정복 과정에 있었던 원주민들의 몰살과 독립 이후 있었던 유럽인들의 철수로 인해 남겨진 흑인들에 의해 국가가 세워지면서 흑인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남미의 서쪽은 높고 험준한 안데스산맥이 자리 잡고 있다. 동쪽에서부터 밀고 들어오는 유럽인들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안데스산맥과 산맥 너머의 해안가뿐이다. 그런 이유로 이곳의 국가들은 여전히 원주민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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