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인천시한의사회가 인천 연수구청과 ‘한방 난임 시술 지원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은 모습. 이 협약을 통해 한의사회는 연수구지역 난임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한방 난임 치료를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인천시한의사회 제공>
▲ 지난 1월 인천시한의사회가 인천 연수구와 ‘한방 난임 시술 지원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는 모습. 이 협약을 통해 한의사회는 연수구지역 난임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한방 난임 치료를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인천시한의사회 제공>
"최근 결혼이나 출산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편에서는 임신이 안 돼 힘들어하는 부부도 많습니다.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인천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참여 단체인 인천시한의사회가 지역 내 난임 여성에게 무료 치료를 지원한 것은 2012년부터다. 당시 인천시와 협약을 맺어 난임 부부 50명을 지원하며 ‘한방 난임 시술 지원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광역시 단위로 한의사회가 난임 시술을 지원한 것은 전국에서 인천이 최초다.

이 사업은 지역 저출산 현상 완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마련됐다. 산부인과와 같은 ‘양방(洋方)’ 분야에서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등 다양한 치료가 이뤄지는 만큼 ‘한방(韓方)’ 분야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사업 대상자가 되면 3개월간의 한방 치료비용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이 기간 약이나 침 등 여러 가지 한방요법을 무상으로 시술받는다. 이후 3개월간 추적조사 및 사례관리를 포함하면 총 사업기간은 6개월이다. 치료비용 150만 원(1인 당) 중 100만 원은 지자체가, 나머지 50만 원은 사업에 참여하는 한의원이 기부하는 형식이다.

문영춘 인천시한의사회 부회장은 "생식기 등 구조적인 문제는 한방 치료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만큼 이 사업은 별다른 이상 없이 임신이 되지 않는 여성을 주 대상자로 하고 있다"며 "이 사업 외에도 고위험 임신군 산모 대상 치료 지원, 출산 후 산후조리 지원 등 다양한 저출산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사업은 시와 함께 했지만 시 예산 사정상 다음 해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한의사회는 각 구별로 협약을 맺어 사업을 지속했다. 2013년부터는 남동·계양·서구에서 각각 30명씩 지원했고, 올해는 연수·서구와 협약을 맺어 각각 30명의 난임 여성들에게 힘이 됐다.

한의사들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난임 부부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다. 산부인과 진단으로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시험관 시술에 실패한 부부, 늦은 결혼으로 기능이 떨어져 임신이 어려운 부부 등 아이가 절실한 부부를 보면 어떤 방법으로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들이 마침내 임신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면 사업의 의미를 새삼 느낄 수 있어 힘이 난다. 아이를 낳은 후 함께 한의원으로 찾아와 감사를 전하는 부부도 있다.

이 사업을 통한 평균 임신 성공률은 약 20%로, 각종 시술에 실패한 뒤 찾아온 부부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낮지 않은 수치다. 자궁 내 임신이 제대로 이뤄져 초음파로 확인이 가능한 경우만 임신 성공 사례로 분류한다.

문영훈 부회장은 "내년부터는 다시 시 단위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타 기관의 지원을 받는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임신의 기쁨과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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