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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희 인천재능대학교 마케팅경영과 교수
손자(孫子)는 전쟁을 할 때 장기전을 피하라고 권한다. 용병(用兵), 즉 군사를 잘 부리는 자는 군역(軍役)을 두 번 일으키지 않고 식량을 세 번 실어 나르지 않는다고 했다. 전쟁이 길어지면 전사자가 늘고, 본국에서 병사들을 다시 징집해 전장으로 보내야 되기 때문이다. 식량 소모 또한 엄청나다. 장기전은 그 폐해가 커서 이겨도 백성들이 입는 타격이 크다. 그러니 "전쟁을 오래 끌어 나라에 이로운 사례는 없다" 또한 "병법은 ‘속전속결’로 이기는 것을 귀(貴)하게 여기고, 길게 끄는 지구전을 천(賤)하게 여긴다"고 손자는 말한다.

 흑인 최초의 미국 국무부 장관을 역임한 콜린 파월은 걸프전 당시 연합군 총사령관으로서 전황의 정보를 75% 정도만 입수되면 공격을 명령하는데 이게 바로 속전속결의 ‘졸속(拙速)’을 시사한다.

 비즈니스 4단계에서 1단계인 고객신뢰를 구축했다면 이제는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편익(benefit)으로 설득한다. 설득은 영업의 콘셉트(concept)이다. 제품 설명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편익으로 설득을 시켜야 한다. 고객 가치창출이라 하면 편익을 최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독자께서 장난감 판매원이라고 가정한다면 고객을 어떻게 설득할까요 ?

 우리의 장난감이 튼튼하다, 환불이 가능하다, AS가 철저하다는 것으로 해야 할까요?

 정답은 장난감의 ‘특징을 장점’으로 전환해 설득해야 한다. 장난감의 본질인 ‘재미’, 즉 아이가 갖고 놀 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요소를 소구(appeal)하는 것이 바로 편익을 제고하는 상담기법인 것이다.

 참고로 비즈니스 3단계가 상호 간의 윈윈(win-win)을 위한 협상 단계이지만 여기서 질문 하나를 제시한다. 3단계인 협상단계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아니면 2단계 상담단계에서의 계약이 최선일까요?

 정답은 2단계이다. 왜냐하면 고객상담(selling skills)만으로 설득돼 계약을 체결하면 영업이익 극대화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에서 ‘속전속결’이라 할 수 있다. 영업이익 극대화는 기업의 1차적 목적인 이윤 창출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기업 성장의 초석이 된다. 하지만 2단계에서 자사 제품의 장점 소구로 설득시켰지만 가격할인, 납기단축, 보증기한 연장 등으로 인한 이견도출(異見導出)이 있었다면 3단계 협상과정에서 영업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협상은 상호 간의 이익 추구이므로 고객의 요구 조건을 어는 정도는 수용해야 한다. 가령 가격에 대한 5% 할인을 요구하였는데 협상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수용하게 되면 이게다 영업손실이 되므로 영업이익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협상 자체는 좋지만 협상 없이 즉 ‘속전속결’로 2단계에서 계약을 체결한다면 최상의 영업실적과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내가 세일즈맨 시절에 실적은 좋은데 영업이익 측면에서 ‘속전속결’없이 영업하는 동료들을 볼 때면 안타깝기도 하고 연민의 정도 생기곤 했다. 물론 실적에서의 자존심 싸움이라든지 회사 정책상 시장 점유율 순위 다툼으로 영업이익을 포기하고 매출을 위해서만 영업을 할 때도 있는데 이는 예외적인 상황이다.

 "용병을 오래 끌어 나라에 이로운 사례는 아직 없다"고 손자가 말했듯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의 최적화는 1단계 ‘고객신뢰 구축’ 후 ‘속전속결’ 단계인 2단계 상담기법으로 바로 마무리(closing)할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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