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내 갈등이 16일 의원총회와 17일 전국위원회를 전후해 더욱 커질지 아니면 봉합 수순으로 갈지 여부가 관심이다.

16일 의원총회는 17일 전국위원회를 앞둔 마지막 의총이어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과 활동 기간, 비대위원장 선임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하지만 12일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심재철 의원의 충돌이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16일 의원총회가 순조롭게 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지금까지 총 4번에 걸쳐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의총마다 계파 간 갈등만 노출한 채 치부를 드러내 당 지지율까지 더욱 추락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12일 의총에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거취 문제가 논란만 야기한 채 계파 간 갈등만 더욱 심화시킨 모양새가 돼, 16일 의원총회가 갈등의 정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의총 이후에도 김 권한대행과 김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하는 김진태 의원 등은 기자들을 상대로 날선 비판을 이어가는 등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가는 양상이다.

김 권한대행은 기자들에게 "사퇴 주장에 절대 응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정략적 의도로 당을 흔들고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충족하기 위한 행위에는 당당히 대처하겠다"며 "어떤 명목으로도 당의 쇄신과 변화를 흔드는 행위에 대해선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권한대행은 자신을 흔드는 의원들에게 반감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당에 잔류파라는 것은 없다"라며 "친박이라는 표현이 싫으니까 기자들에게 친박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항의한 걸로 아는데 친박의 흔적을 지워주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진태 의원은 기자들에게 김 권한대행에 대해 "막장을 넘어 엽기·공포 영화 수준"이라며 "김 권한대행이 물러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진태 의원을 포함한 재선 의원 7명은 성명을 내고 "김 권한대행이 더 이상 독선, 독주를 넘어 파국으로 당을 끌고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다"며 "당의 자멸을 조장하기에까지 이른 상황에서 당장이라도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당은 16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선임과 혁신비대위의 역할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당헌·당규를 근거로 17일 전국위원회는 강행할 것으로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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