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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하대학교 전경. /사진 = 인하대 제공
인하대학교가 총장 선출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대학 정상화를 위해서는 7개월째 공석인 총장을 조속히 선출해야 하지만 최근 교육부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장 승인 취소를 통보한 상황에서 선출 강행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인하대 학교법인인 정석인하학원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제15대 총장 후보자를 공개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후보 공모가 끝나면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복수 추천자를 선정한다. 이후 정석인하학원 이사회가 이들 후보에 대한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총장을 결정한다.

총장후보추천위는 교수 추천위원 4명, 학교법인 대표 4명, 동창회 추천위원 1명, 사회저명인사 1명, 법인 이사장 등 11명으로 꾸려진다.

총장 후보 공모를 마치고 심사와 이사회 의결이 마무리되면 다음 달을 넘기지 않고 새 총장을 선출할 수 있다고 인하대 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조양호 회장이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신임 총장 인선 절차가 진행되면 또다시 총수 일가의 입김이 들어가 민주적인 총장 선출이 이뤄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인하대 한 교수는 "그동안 인하대 총장은 대학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보다 재단 사람 중심으로 선임돼 왔다"며 "이제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총장 선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교육부의 이사장 승인 취소가 있었는데도 이렇게 재단이 총장 선출 절차를 강행해도 되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하대 측은 교육부의 이사장 임원 승인 취소 요구는 아직 확정된 조치가 아닌데다, 총장 공석 사태가 반년 넘게 이어져 신임 총장 선출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7개월여 동안 총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여러 가지 행정적으로나 대외적으로 대학이 불안정하게 운영됐다"며 "하루빨리 총장을 뽑아 대학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총장 선임권은 이사회에 있는 만큼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이사회 권한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대학 사태와 총장 선임을 별개로 보고 하루빨리 공석인 총장 자리를 메워야 대학도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수회는 16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이번 총장 선출 절차를 인정할지 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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