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딸과 6살 아들을 둔 박모(35·여)씨는 최근 자녀의 여름방학을 앞두고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남편과 함께 두 자녀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한 달여 전 취업했지만 당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자녀들의 방학기간에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 했기 때문이다. 결국 박 씨는 가까운 거리에 사는 친정어머니에게 친구들도 사귈 겸 운동 삼아 다니던 직장일을 그만두고 아이 둘을 봐 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 미안한 마음에 부담이 크다.

박 씨는 "하루 종일 아이를 학원에만 보낼 수도 없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했다"며 "앞으로 이렇게 아이를 맡길 데가 없으면 직장을 그만두고 직접 보는 걸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경기도내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의 여름방학을 앞두고 자녀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한 맞벌이 부부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15일 경기도교육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도내 초등학교들이 방학에 돌입하면서 초등생 및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 맡길 곳을 찾고 있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여름방학을 맞아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게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학부모들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시댁이나 처가 등 친지에게도 자녀를 맡기기 힘든 상황에 처한 맞벌이 부모들은 급히 자녀를 돌봐줄 도우미 및 자녀 품앗이 돌봄모임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우미의 경우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 이상까지 비용이 들어 맞벌이 부부들에게 크나큰 경제적 부담까지 지우고 있다. 이 때문에 맞벌이 부부들은 최근 유행하는 자녀 품앗이 모임에 가입해 정해진 날짜에 일찍 퇴근해 아이들을 공동으로 돌봐주고 있으나 이도 직장 때문에 참여하기 힘들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도내 지자체 한 관계자는 "지자체들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자녀들의 육아 걱정을 덜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최근 부모들이 자체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육아나눔터 등과 적절히 활용한다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종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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