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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등 핵 확산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 중 하나인 핵 확산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 문제 종식에 함께 협력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그것은 상당 부분 대결 대신 대화를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여 덕분에 가능했다"고 평가하고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고 있어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3·26 북중 정상회담(1차), 4·27 남북정상회담, 5·7 북중 정상회담(2차), 6·7 미일 정상회담, 6·12 북미 정상회담, 6·19 북중 정상회담(3차), 6·22 한러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이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한 동북아 주요 정상 간 국제협력의 일환이면서 다른 한편 동북아 패권 경쟁의 단면이기도 하다. 복잡하고 긴장된 국제정세 속에서 중재외교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신경제지도 구상을 실현시킬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다. 북한 비핵화 및 ‘H축 경제벨트’로 상징되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할 비용이 문제다. ‘평화유지 비용’인데, 500조 원에서 많게는 3천조 원에 이른다니 문 대통령의 시름이 클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정확하게 돈이 얼마나 들까?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6월 10일(현지시간) 그 비용이 향후 10년에 걸쳐 2조 달러(약 2천144조 원)가 들 거라고 영국 런던에 있는 유라이존 SJZ 캐피털의 스티븐 젠과 조아나 프라이에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반도 비핵화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거다.

 이들이 제시한 ‘평화유지 비용’은 ‘통일비용’과 유사한 개념으로, 남북이 통일될 경우를 가정해 북한 경제개발에 투입돼야 할 돈을 추산했다. 동독을 서독 경제체제에 편입시키는 독일식 통일 비용을 감안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통일 비용을 추정하는 연구가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통일비용으로, 통일 후 20년까지 5천억 달러(535조 원 상당)를 제시했고 국회예산처는 2015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통일 후 40년까지 3천100조 원을 전망했다. 한편 독일식 흡수합병 모델이 아닌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합병(경제협력→통합→통일)을 해낸다면 적은 비용으로 통일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엄존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북한투자전략팀은 ‘통일비용’과 다른 ‘통합비용’이란 개념을 제시하며 경제통합이 가능한 수준까지 남북 경제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어떤 호칭의 비용이든 간에 국민의 혈세가 나가기에 국민적 합의과정이 절실하다는 거다.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북미정상회담과 한국인의 주변국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감도가 5.16점으로 제일 높게 나타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4.06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3.89점), 아베 신조 일본 총리(2.04점)가 뒤를 이었다. 국가별 호감도도 순위가 같았다. 한데 연령대별 호감도 순위에서 20대가 가장 낮았다. 이어 60대 이상, 30대, 50대, 40대 순이었다. 주거·취업·결혼·출산 등 인생의 많은 걸 포기하는 청년층인 ‘N포 세대’에게 저출산·고령화의 짐도 버거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경제협력사업은 어떻게 비칠지 걱정된다. 하반기 들어 정부와 여당이 넘어야 할 난제다. 박남춘 시장도 ‘서해평화협력 중심도시 인천’ 공약을 재점검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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