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인천고 탁구부 선수와 지도자 등이 제34회 대통령기 탁구대회 우승 축하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훈련장(동인천고 체육관)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 동인천고 탁구부 선수와 지도자 등이 제34회 대통령기 탁구대회 우승 축하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훈련장(동인천고 체육관)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인천 탁구가 서서히 부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동인천고등학교가 있다.

최병욱·설진영(1년)·황민·손석현·김우진·이헌원(2년)·최인혁·이상훈·안준영(3년)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동인천고 탁구부는 최근 군산에서 열린 ‘제34회 전국시도대항 대통령기탁구대회’ 고등부 단체전 결승에서 전국 고교 최강 대전 동산고를 상대로 3-2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했다. 동인천고의 이번 우승은 대통령기와 전국체전을 함께 치른 1988년 이후 30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인천 남자탁구는 그동안 숱한 고난을 겪으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특히 우수 선수 유출이 가장 큰 문제였다.

현 IOC 선수위원으로 있는 유승민 위원을 비롯해 강동수·박종우(KGC인삼공사), 김석호·안준희(경기대, 현재 대학 톱랭커), 이태현(안산시청) 등은 모두 고교 최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이들 모두 동인천고로 진학할 수 있었으나 초·중학교 때 타 지역으로 전학하면서 동인천고의 전국대회 단체전 우승이 그만큼 늦어졌다는 평이다.

동인천고는 2016년 3월 중국에서 고교 2학년 때 전학 온 후 ‘동인천맨’으로 실업팀에서 활동하던 송효동(26)을 코치로 영입하며 팀 정비에 나섰다. 선수를 코치로 영입하며 부침도 있었다. ‘선후배’가 한순간에 ‘사제지간’으로 바뀌며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동인천고를 졸업하고 KGC인삼공사, 제천시청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송 코치는 지도자 마인드가 아닌 형처럼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듬어 주면서 관계 개선에 나섰다. 그의 코칭스타일이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면서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송 코치는 "올해 목표는 전국체전을 포함해 단체전 우승 2회 정도로 봤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에이스 1~2명의 경기력보다 그 밑에 있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고, 그것이 주효하면서 30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우승은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집념이 그 어느 때보다 강했고, 실업팀과의 훈련 등 여러 가지 환경적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동인천고의 부활은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동인천고는 초·중학교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전학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선수들이 탁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2014년부터 유니폼 지원과 훈련장에 탁구대 및 조명 추가 설치 등 용품과 시설 개선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또 현재 동인천고 체육관을 탁구전용체육관으로 사용하도록 배려하는 등 선수들이 운동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동인천고 훈련장이 좋다는 소식에 한국마사회 여자탁구팀, 보람상조 남자탁구팀, 인천시체육회 남자탁구팀 등 국내 유명 실업팀과 일본 여자대표팀, 싱가포르 국가대표 등이 전지훈련을 오면서 자연스럽게 동인천고 선수들과 합동 훈련이 이뤄졌다. 이를 계기로 동인천고 선수들의 실력도 날로 성장했다. 또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중국 전지훈련을 지원하고 있고, 동문들은 인천남중과 동인천고로 전학 온 선수들의 숙소까지 마련해 줬다.

정상목 동인천고 탁구부 감독은 "동인천고 탁구가 부활한 데는 학교의 지원과 동문들의 배려, 실업팀과의 합동 훈련 등 여러 요소가 잘 맞아떨어졌다"며 "현재 팀에 고교 10위권 선수가 3명이나 될 정도로 선수 구성이 좋고, 1~2학년 선수들도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만큼 동인천고 탁구시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유탁 기자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