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명 ‘맘 카페’가 인천에서도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최근 전국에서 맘 카페의 ‘갑질’과 ‘거짓 선동’ 등으로 논란이 일면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기 때문이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김현진(38) 씨는 거주하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를 얻고자 맘 카페에 가입했다가 최근 미련 없이 탈퇴했다. 카페의 한 게시글에 동조하지 않는 댓글을 달았다가 "해당 직원 가족 아니냐"거나 "공감 능력이 없다"는 등의 조롱 섞인 비난 폭탄에 맘고생만 실컷 한 결과다. 당시 게시글은 "무료 주차시간이 지나 돈을 내야 했는데, 직원이 융통성이 없었고 금액을 말하는 태도도 불량했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시간을 넘겼으면 원칙에 따라 돈을 내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

김 씨는 "분명 맘 카페는 엄마들끼리 중고 물품 나눔도 진행하고 주변에 믿을 만한 병원이나 학원 등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회원들의 악의적인 글쓰기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일부 회원들은 음식점이나 마트 등에서 사소한 시비에도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악의적으로 글을 쓰는 게 보인다"며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굳이 댓글을 달지 않는데도 해당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털어놨다.

A구의 한 분식집은 해당 지역 맘 카페 소속 일부 회원들의 갑질에 괴로워하다 문을 닫았다. 이 분식집은 개점 이후 회원들의 서비스 음식 제공 및 할인 요구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카페에 부정적인 내용의 글을 올리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도 있었다. 결국 이 분식집은 몇 달 전 폐업했다.

맘 카페의 갑질이 폐업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겠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인근 주민들의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맘 카페는 일반적인 게시글 외에 지역 업체 평가 및 후기 등의 게시글을 작성할 때 ‘댓글 비허용’으로 설정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댓글로 일방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체험단 참여로 인한 홍보 글, 악의적인 거짓 후기 등에 대해서도 규정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 맘 카페 회원은 "얼마 전에도 타 지역에서 맘 카페 갑질을 참지 못하고 상인들이 반격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부정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돼 착잡한 마음이 크다"며 "일부 사례 때문에 전체가 매도되는 것 같아 속상하지만 조금씩 개선하자는 의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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