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더운데 버스까지 못 본 체 지나가니까 짜증이 납니다."

17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영통구 효원공원 인근 버스정류장. 시내버스 한 대가 ‘버스베이’ 앞에서 잠시 정차할 듯 속력을 줄이다 이내 승객을 태우지 않고 그대로 정류장을 지나갔다. 승객들은 땡볕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인근 매교역 버스정류장 역시 기다리는 승객이 있음에도 불구, 버스들이 멈추지 않고 지나가기 일쑤였다. 승객들은 멀리서부터 버스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손을 흔들어 탑승할 의사를 비춘 뒤에야 비로소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의왕시 삼동의 한 정류장은 약 20분 만에 버스가 왔지만 승객이 잠시 다른 곳을 보며 눈을 떼자 멈추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경기도내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의 무정차 운행이 근절되지 않으면서 ‘찜통더위’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각 시·군마다 1년에 1번씩 시내·시외버스 운수업체 소속 버스기사들을 대상으로 운수종사자 교육을 실시하고, 버스정류장 무정차 적발 시 해당 노선버스 기사에게 과태료 50만 원을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도내 일부 노선버스 기사들의 버스정류장 무정차 운행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지자체 및 버스회사에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취재진이 ‘경기도 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교통불편신고를 확인한 결과, 2016년 2월부터 이날까지 접수된 버스정류장 무정차 관련 신고는 2천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에 2∼3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무정차 신고를 접수하면 해당 버스기사에게 반론 기회를 주고 합당한 이유가 없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버스 운행시간이 조금씩 늦어져도 최대한 정차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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