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 혼 /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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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와 불안장애를 겪으며 정신과를 전전했던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의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애매한 기분에 시달렸고, 이런 감정들이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 괴로웠던 저자는 2017년 잘 맞는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치료 기록을 담고 있다. 사적인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어두운 감정만 풀어내기보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은 곪아 있는 사람들,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제까지 간과하고 있었지만 본인에게서 나오고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소리에 귀 기울여 보게 한다.

 가벼운 감기가 몸을 아프게 하듯 가벼운 우울도 우리의 정신을 아프게 한다. 우리는 이제 말해야 한다. 별일 없이 사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빈 공간에 대해서.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동안에도 울적한 마음 한구석에 대해서.

 우리는 타인에게 멋지고 밝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어두운 모습은 감추려고 한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불완전하고, 구질구질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오늘 하루가 완벽한 하루까진 아닐지라도 괜찮은 하루일 수 있다는 믿음, 하루 종일 우울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일로 한 번 웃을 수 있는 게 삶이라는 믿음을 전해준다.

 이 한 권의 책이 우리의 슬픔을 모두 가져가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울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저자 백세희는 1990년생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5년간 일했다.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앓으며 정신과를 전전했고, 현재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떡볶이다.

조선의 잡지
진경환 / 소소의책 / 2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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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서울 양반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조선의 잡지」는 조선 최초의 세시풍속지인 유득공의 「경도잡지」를 새롭게 해석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18~19세기는 정치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은 시기였다. 당시의 지배층이었던 양반, 특히 조선의 중심지였던 서울지역의 양반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생생하게 써 내려간 유득공의 「경도잡지」는 조선 후기의 풍속을 한눈에 보여 주는 중요한 문헌이다.

이 책은 「경도잡지」에 기록된 원전 텍스트를 통해 양반들의 삶과 그에 연관된 것들의 유래, 취향 등을 짚어 보고 그동안 잘못 전해진 오류들을 바로잡아 준다. 권위와 격식, 체면을 앞세웠던 양반들이 점차 실용과 효용, 유행을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변화하는 시대를 읽어 가는 역사 읽기의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
오타니 게이 / 비즈니스북스 / 1만3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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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말 한마디에 공든 인생 무너진다."

말이 많은 것과 말을 잘하는 것은 다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통하는 인정받는 사람들의 대화법을 소개하는 책 「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가 출간됐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말실수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미지가 추락하는 연예인, 역풍을 맞는 정치인들의 소식을 듣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공과 사의 구별이 희미해진 오늘날 말 한마디, 글 한 줄이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커졌다. 기업에서 오랫동안 홍보담당자와 대변인으로 활동한 저자는 이런 시대일수록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말하지 않을 것인가’가 더 중요하기에 무거운 입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말 한마디의 영향력이 커진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대화의 기본 원칙과 예절을 알려 주고 상황에 따라 해서는 안 될 말이 무엇인지,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은 무엇인지 알려 준다. 나아가 적을 만들지 않고 호감을 얻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말을 고르는 기술, 표현을 바꾸는 기술 등을 소개한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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