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난 만큼 경기도 관광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유원지나 호수, 계곡, 문화유적지 등 자연환경이나 시대적 유물에 중심이 맞춰져 있던 경기도 관광은 이제 미래 성장 동력과 남북 평화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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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의 빼어난 풍광.
# 1988년의 경기도 주요 관광지

 1988년 경기도 통계연보에 수록된 도내 주요 관광지는 총 16개소이다. 지금은 에버랜드로 바뀐 자연농원이 연간 265만8천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도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장소로 기록돼 있다. 평택 아산만이 82만1천 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금은 흔적조차 사라진 수원 원천유원지도 연간 41만4천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주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경기도에 속해 있던 강화 마니산도 연간 16만7천 명이 찾는 도내 주요 관광지였다.

 이 밖에 ▶동두천 소요산 25만 명 ▶남양주 수동 2만2천 명 ▶파주 공릉 40만9천 명 ▶연천 한탄강 28만4천 명 ▶포천 산정호수 32만2천 명 ▶양평 용문산 23만8천 명 ▶가평 청평유원지 8만7천 명 ▶가평산장 10만3천 명 ▶여주 신륵사 21만5천 명 등이 주요 관광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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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경기도 주요 관광지였던 소요산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모습.
 이들 관광지는 대부분 자연환경을 기초로 한 나들이 관광지라는 점이 특징이다. 여주 신륵사와 파주 공릉의 경우 문화관광지로 분류되지만 그 밖의 관광지는 대부분 계곡, 호수 등 자연환경을 벗삼아 휴식을 갖는 공간으로 구성돼 당시의 관광산업 여건을 들여다볼 수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통해 많은 외국인이 국내에 입국하고, 1990년대 들어 내국인들의 외국 관광이 허용되면서 도내 관광산업도 변화를 맞이한다.

# 여가중심 사회로의 변화와 1990년대 경기도 관광

 1996년 도가 마련한 ‘경기도 관광개발 기본구상’에 따르면 1980년대 개별 관광지 중심의 사고에서 지역적 특성과 잠재력을 결합한 권역별 개발 전략으로 관광 전략이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동부 중심권과 중심 위성권, 북서 해안권, 북동 내륙권, 남서 임해권, 남동 내륙권 등 6개 권역별 관광 전략을 당시 정부의 ‘제7차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 ‘신경제 5개년 계획’, ‘전국 관광장기종합계획’, ‘관광진흥중장기계획’ 등과 연계해 마련했다.

 1990년대의 경기도 관광은 수동적인 시각 관광에서 벗어나 보다 개성을 중시하고 자기 실현에 대한 욕구도 커지면서 문화여행, 모험여행 및 레저스포츠여행 상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 시기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으로 국가 간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반 관광객보다 지출이 훨씬 큰 비즈니스 관광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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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화성군 제부도에서 갯벌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특히 개개인의 가치관이 일 중심의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던 것에서 벗어나 여가 또는 가족 중심에서 삶의 질 중심으로 변모해 가는 욕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갔다. 하지만 늘어나는 관광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 등 관광시설과 관광 홍보, 안내체계, 관광상품의 부재는 다양화되는 관광수요에 부응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해 경기도가 발간한 ‘경기관광 길잡이’ 책자는 경기도의 관광지를 ‘역사기행’, ‘문화기행’, ‘자연관광’, ‘국민관광지’, ‘놀이동산·유원지’, ‘사찰기행’, ‘스포츠·레저’ 등으로 구분해 소개했다. 과천경마장과 미사리조정경기장을 비롯해 스키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포천베어스타운 리조트, 양지리조트스키장, 각종 골프장에 대한 소개도 담으면서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반영하려 했다. 또 유선전화를 통해 관광지에 대해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관광정보 자동응답안내’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PC통신을 통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관광정보 천리안 이용 안내’ 등도 수록됐다.

# 2000년대의 경기도 관광

 2000년대 들어서 경기도 관광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기 시작한다. 2000년 기준 경기도 관광총량은 총 3천107만7천 명(전국 대비 11.4%)으로 연평균 3.4% 증가했으며, 관광수입도 9.0% 늘어났다.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입국이 다시 한 번 반등하는 계기가 마련됐고, 여행업계 증가로 인한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이 이뤄지던 시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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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누리길 걷기행사에 참여 중인 시민들.
 특히 이 시기에는 기존의 서울에서 파생되는 관광객을 유입하는 수준에서 한발 도약해 경기도만의 특화된 관광지가 집중 육성됐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과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가 개최됐던 이천·여주·광주,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인 판문점·통일전망대 등이다.

 이와 맞물려 경기도는 2002년 5월 국내 지자체 최초로 관광을 주 업무로 하는 지방공기업인 ‘경기관광공사’를 설립하면서 관광산업 발전에 온 힘을 쏟는다.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통해 중국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유입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경기도를 찾는 외국 관광객의 수도 늘어나는 한편, 한류문화가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한류 콘텐츠와 결합한 한류우드 설립 등이 시도되기도 했다.

# 4차 산업혁명과 평화관광의 중심지로 도약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만난 판문점은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대립과 분단의 상징이던 판문점이 평화의 장소로 새로이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장소가 되면서 판문점을 비롯해 임진각 평화누리와 DMZ까지 평화를 기원하는 세계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분단국가의 현실 속에 평화의 새싹이 움트는 장소로 자리매김하면서 경기도는 이곳을 생태관광과 안보관광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판교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움직임이 태동하는 경기남부의 관광자원화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국내는 물론 세계의 IT·BT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도 경기도의 관광산업을 움직이는 한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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