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 기호일보 독자와 인천·경기 시·도민의 알 권리를 찾아 전하면서 힘든 때도 많았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인지역 언론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신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독자제위께 감사드린다.

 1988년 7월 20일 창간호를 시작으로 오늘 8천543호에 이르기까지 기호일보 임직원 모두는 일치단결해 ‘수도권 지역민과 소통하는 신문’이 되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갈등을 지양하고 통합과 상생을 지향하는 바른 언론상 구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최선을 다한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온전히 이루지 못했음도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기호일보는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수도권 지역민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기쁨과 자부심 못지않게 회한과 반성도 몰려온다. 언론 통폐합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밀려난 해직 언론인들이 모여 탄생한 기호일보가 지나온 30년의 세월은 국내외적으로 급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였으며, 언론환경 또한 어렵기만한 시기였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과 열악한 신문 환경 속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보도를 통해 지역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에 나름 기여해 왔으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0년 세월을 거치는 동안, ‘초심을 찾기 어렵다’는 독자의 질책과 비판의 목소리 또한 겸허히 수용하면서 다시 한 번 각오를 새롭게 하고자 한다.

 신문의 사명은 사실을 보도뿐 아니라,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자세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다해야 참된 본분을 다한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야 국민이 목소리를 높이게 되고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격려에 힘입어 중앙은 물론 지방의 각 분야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의 강화로 참언론이 걸어야 할 정의로운 길로 묵묵히 나아갈 것이며, 힘있는 자에겐 경고와 질책을, 힘없는 자에겐 한줄기 희망의 불빛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국내외 여건은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렵고, 언론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국민통합을 위해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혁신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며, 지역사회 여론을 선도하는 신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끊임없이 돌아보며 지역주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할 것이다.

 이제 기호일보는 오늘 창간 30주년을 전환점으로, 사시(社是)인 ‘공정’ ‘책임’ ‘정론’ ‘진실’을 바탕으로 지역을 뛰어 넘어 전국 최고의 지역신문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쉼 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명실상부 지역 언론의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며 지역발전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짐한다. 지난 세월 이뤄낸 작은 성취에 만족치 않고 정도를 지향하며 진실을 알리는 것이야말로 언론이 지켜야 할 불변의 가치관적 소임임도 잊지 않을 것이다.나아가 ‘경인지역의 아침을 여는 신문’으로서 21세기 수도권 발전을 위한 견인차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가 발전을 위해 성숙한 언론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것이다.이는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창간 정신을 이어 받아 투철한 사명감으로 난관을 극복해 온 기호일보의 자존심이며, 지역 언론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결같은 애정과 관심으로 이끌어 주신 독자제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국민의 파수꾼으로 새로운 30년을 향한 사회적 공기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을 거듭 다짐하고자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