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쌀과 도자기, 세종대왕릉을 떠올리게 하는 여주. 2013년 9월 23일 여주군에서 여주시로 승격한 이후 도·농복합도시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성남∼여주 간 복선전철 개통은 여주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주는 지금 선진 영농으로 농업을 관광상품화하는 6차 산업의 토대를 만들고 있다. 지난 30년간 여주시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편집자 주>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8년 이전 여주의 모습이 궁금하다. 당시 여주군이었다. 남한강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한 여주는 당시 건물도 별로 없어 매우 한적한 곳이었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건축물들은 나지막이 펼쳐져 있었고, 농경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좁은 비포장 농로를 따라 걷노라면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남한강의 강물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지만 풍경만큼은 많이 변화했다.
같은 해 여주는 농업이 주요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를 보여 주듯 ‘88 농어민후계자간담회’가 열리는 장면이 오랜 역사의 흔적으로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88사회정화위원’ 교육도 흥미롭다. 제5공화국은 사회 전반의 정화운동을 주도하며 국민 의식 개혁과 각종 제도 개선을 통한 반부패 환경을 만들고자 많은 활동을 벌였다.
당시 여주에서는 수해가 발생한 아픔도 있다. 진흙탕으로 불어난 물이 방죽을 휩쓸고 지나가 지역 곳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시민들도 모두 나서 팔을 걷어붙이고 수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생생하다.
2018년 여주시는 도심 활성화와 잘 정비된 남한강이 30년 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과거 비가 많이 내리면 침수피해가 많았지만 강이 정비되고 난 후에는 범람은 고사하고 침수피해도 없다.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강변을 거닐며 여유를 찾는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특히 이포보 근처에는 당남리 섬 유채꽃과 메밀꽃이 피어 볼거리를 풍성하게 하고, 천서리 막국수촌은 파사산성과 함께 번성하고 있다.
남한강에는 자전거길이 열리고, 산책로를 비롯한 강변으로 체육시설들이 들어섰다. 여주보를 비롯해 강천보와 이포보 등의 주변으로 수생태계를 관찰하면서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도 풍성해졌다. 특히 강천보에는 휴식터가 마련돼 강을 바라보며 휴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괄목할 만한 변화는 성남~여주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획기적인 교통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복선전철을 이용해 세종대왕열차를 별도로 편성, 여주관광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선진 영농으로 농업을 관광상품화까지 발전시키는 6차 산업의 새로운 토대가 됐다.
이 뿐만 아니라 버스정류장에는 책이 비치돼 있어 버스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에 시민이 책을 읽고 교양을 향상시키는 도시로 변모했다. 한글 창제 등의 밑바탕이 된 창조정신과 애민정신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처럼 해가 거듭될수록 선진화하는 여주시는 지금 휴양도시이자 사람중심의 행복여주로 재탄생하고 있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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