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자연농원’이란 이름으로 1976년에 개장한 에버랜드는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에 있는 국내 최대 테마파크다. 2002년 세계 유원지 입장객 순위에서 6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에버랜드로 이름을 바꿨다. 영원과 활력을 뜻하는 ‘에버(EVER)’와 자연·포근함을 상징하는 ‘랜드(LAND)’를 합성한 에버랜드는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 인간의 꿈과 사랑,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농원 시대와 에버랜드 시대로 나눠 발자취를 더듬어 봤다.  

▲ 개장 초기 퍼레이드 장면
# 새로운 레저문화의 시작(1976∼1986)

 자연농원은 국토의 60%가 넘는 척박한 산야를 개발해 숲을 조성하고 생산적인 자원의 공급원으로 만들자는 ‘국토개발의 시범사업장’으로 시작했다.

▲ 독수리요새
 ‘헐벗은 국토를 푸른 숲으로 가꿔 후세에 남겨야 한다’는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신념에 따라 1968년 첫 삽을 떴다. 이후 조림사업, 퇴비 공급원인 양돈사업, 패밀리랜드(현 에버랜드) 조성사업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졌다. 1976년 4월 17일, 5년여 동안 1천500여만㎡의 산지를 개발해 조성한 자연농원이 첫 손님을 맞았다. 식물원과 동물원, 놀이동산으로 꾸며진 자연농원은 국토개발의 시범장이자 자연학습장이었다. 신기한 동물과 아름다운 꽃이 어우러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마땅한 여가시설이 없었던 당시, 패밀리랜드에 설치된 제트열차·데이트컵·요술집 등 놀이기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우주관람차(1982년), 지구마을(1985년) 등의 인기 놀이기구를 도입했다.

▲ 귀신의집
 자연농원은 1985년 6월 ‘장미축제’를 시작하며 국민들에게 꽃을 매개로 한 여가문화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꽃은 감상용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꽃을 음악, 공연 등과 함께 흥겨운 축제 공간으로 의미를 확대하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축제문화를 선사한 것이다.

 1985년 장미축제와 함께 야간 개장도 도입했다. 1982년 야간통행금지 해제 이후 당시 밤에 가족단위나 연인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야간 오락시설도 전무한 실정이었다. 마침 자동차 보급이 일반화돼는 것과 맞물려 자연농원의 야간 개장은 부족했던 가족들의 여가문화를 야간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 튤립축제
#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향한 도전(1987∼1996)

 1980년대 후반부터 자연농원은 세계적인 테마파크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갔다. ‘공룡전’(1989년)과 ‘세계 미라전’(1991년) 등 대형 전시회를 매년 개최해 즐기며 배우는 에듀테인먼트 공간으로 변화해 나갔다. 눈썰매장 개장(1987년)에 이어 튤립축제(1992년)와 국화·백합축제를 연이어 개최해 명실상부한 사계절 축제를 완성했다.

▲ 캐릭터 인형
자연농원이 선보인 꽃축제들이 크게 성공하면서 조경산업 발전에도 기여했고, 레저업계와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며 국내 70여 개 꽃 축제의 시발점이 됐다. 소득수준이 증가한 1990년대에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어트랙션 개발에 주력해 독수리요새(1992년), 아마존 익스프레스(1994년) 등 인기 기종을 오픈했다.

♧ 에버랜드

 개장 20주년을 맞은 1996년에는 에버랜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페스티벌 월드의 시설과 퍼레이드를 개편하고, 세계 최대의 워터파크인 캐리비안 베이를 열어 세계적 수준의 테마파크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 T익스프레스
# 행복을 충전하는 테마리조트(1997∼)

 2000년 고객만족대상 5년 연속 수상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또 2001년 기준으로 연간 입장객 910만 명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디즈니 사단에 이어 세계 5위의 테마파크로 선정됐다. 게다가 3년 연속 세계 최고의 입장객 증가율이라는 성과로 세계 레저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스피드 웨이 홈브리지 호스텔, 글렌로스 골프클럽, 엑티바 파크, 호암미술관, 삼성교통박물관 등을 갖춘 종합 리조트로 성장했다.

# 테마파크 에버랜드

 세계 각지의 도시를 테마로 한 ‘글로벌 페어’를 비롯해 갖가지 놀이시설과 공간의 특성에 따라 ‘아메리칸 어드벤처’, ‘매직랜드’, ‘유러피언 어드벤처’, ‘주토피아’ 등 다섯 개의 테마지역으로 나눠져 있다. 또 튤립·장미 등 계절별로 전시되는 ‘꽃 정원’과 국내 최장의 ‘스노 버스터’, 이솝우화를 주제로 한 테마존 ‘이솝빌리지’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초식동물과 맹수가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복합 사파리 ‘사파리 월드’가 유명하다.

 이슬람과 스페인·인도·러시아 등 세계 각지의 신기하고 아름다운 성 모양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글로벌 페어는 역사와 문화의 산교육장이다. 40여 종의 최신 공연물들이 집합한 아메리칸 어드벤처에는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를 주요 테마로 스릴 넘치는 독수리요새와 콜럼부스 어드벤처 등이 마련돼 나이와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어린이들만의 놀이기구를 모아 놓은 어린이 놀이천국 매직랜드와 계절별로 튤립·장미·백합·국화 등 꽃을 테마로 한 ‘포시즌스 가든’이 자리잡은 유러피언 어드벤처도 볼거리다. 11만6천여㎡의 부지에 100여 종, 1천여 마리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주토피아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 365일 축제의 나라

 1년 내내 색다른 테마로 다양한 축제를 펼친다. 이국적인 알프스의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스노 페스티벌(1∼2월), 유로 페스티벌(3∼6월), 서머 스플래시(6∼9월), 해피 핼러윈(9∼10월),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11∼12월) 등이 연중 이어진다. 이 밖에도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 ‘유로 카니발 판타지’, ‘문 라이트 퍼레이드’, ‘올림푸스 판타지’ 등이 즐거움을 더한다.

▲ 캐리비안 베이
♧ 캐리비안 베이

 개장 20주년을 맞이한 ‘캐리비안 베이’는 국내에 워터파크 문화를 처음 소개했다. 물놀이 시설이라고는 수영장 외에 전무했던 시절 인공 파도풀과 해변, 서핑 라이드 등 파격적인 대형 물놀이 시설을 갖춘 캐리비안 베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름철 꼭 한 번 가 봐야 할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캐리비안 베이가 처음 오픈한 지 10여 년이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캐리비안 베이를 벤치마킹한 많은 워터파크들이 생겨나며 이제는 여름철이면 바다, 계곡 등과 함께 워터파크를 즐기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완전히 자리잡았다.

 <숫자로 본 에버랜드 42년>

 ▶2명:에버랜드 하루 최저 입장객(1977년 1월 20일)

 ▶18마리:세계 최다산 기린 ‘장순이’ 가 낳은 새끼의 수

 ▶22년:아이바오·러바오는 22년 만에 국내 입국한 판다

 ▶77°:국내 유일 우든 코스터 ‘티익스프레스’의 최대 낙하 각도

 ▶90㎞/h:국내 최초 360도 회전 워터 슬라이드 ‘아쿠아루프’ 이용 시 최고 체감속도

 ▶355m:캐리비안베이의 ‘메가스톰’은 ‘자기부상 워터코스터’와 ‘토네이도’가 결합된 세계 최장의 복합 워터 슬라이드

 ▶12만443명:에버랜드 하루 최다 입장객(1994년 6월 5일)

 ▶35만 개:야간 퍼레이드의 총 전구 수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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