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는 30년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역이 들어서고, 항만이 건설되고, 미군기지가 조성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된 평택시는 새롭고 혁신적인 100년을 향해 달리고 있다. 대한민국 성장 동력의 산업도시로, 전통과 새로움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도시로, 미군과 다문화가정, 외국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글로벌 국제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평택시의 어제와 오늘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 1960년대 평택군 송탄면 지산리에서 미군이 촬영한 사진.
# 사진으로 보는 평택 30년 전

 평택은 조선시대에도 행정구역 개편이 있었다. 근대 이후의 변화는 오늘의 평택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택시와 평택문화원이 출간한 「평택시사」와 「근현대 평택을 걷다」 등에 따르면 근대 평택의 변화를 선도한 것은 일제강점기 행정구역의 개편과 철도, 신작로(1번 국도 등) 같은 근대의 산물들이었다.

 일제는 1914년 3월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진위군과 수원군의 일부를 통합하고, 전통적으로 충청도에 속했던 평택군(현 팽성읍)을 편입해 ‘진위군’이라는 지리적 공간을 만들었다. 1905년 평택에 철도역이 생긴다.

 

▲ 평택군 팽성읍 일본군이 주둔하던 곳에 1951년께 비행장 활주로 등 K-6(험프리)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미군들.
이로써 전통의 중심지였던 진위면 봉남리와 팽성읍 객사리는 점차 쇠퇴하고, 역이 들어선 평택과 서정리 주변은 근대 도시로 발전했다.

 일제강점기 근대 도시로 성장한 평택에서 가장 변화된 곳은 병남면 평택리(현 평택시 원평동)의 평택역 주변이었다. 평택역 주변의 발달은 행정구역 개편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31년 병남면이 평택면이 됐고, 평택면은 1938년 평택읍으로 성장했으며 1938년 10월에는 군(君)의 명칭도 진위군에서 평택군으로 바뀌었다.

 해방 후 한국전쟁 도중 신장동(K-55)과 팽성읍 안정리(K-6) 일대에 주둔하기 시작한 미군기지 주변에는 대단위 기지촌이 들어섰고, ‘송탄’과 ‘팽성읍’이라는 신도시가 생겼다. 송탄은 급속한 인구 확장과 집중으로 1981년 평택에서는 가장 먼저 시(市)로 승격했고, 기존의 전통도시인 진위면 봉남리를 대신해 평택 북부지역의 정치·경제·행정 중심지 역할을 해 오고 있다.

▲ 1970년대 평택군 서탄면 적봉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적봉건널목.
# 1980년대 이후 평택의 변화상

 정부는 평택시 등 5개 도·농복합 형태의 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5년 5월 송탄시, 평택시, 평택군 등 3개 시·군을 평택시로 통합했으며, 평택시는 통합 이후 발전과 변화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평택의 발전을 가속화한 것은 1991년 7월 정부의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 공식 발표 이후이다. 삶의 터전을 잃은 아픔 속에서도 2007년 7월 3일 ‘주한미군 이전에 따른 평택시 지원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평택지역 공업물량 확대 배정에 의한 각종 산업단지 개발, 인구 유입 전망에 따른 평택호관광단지 개발 및 도시개발사업 가속화, 교통인프라 확대 등 발전이 가속되고 있다.

▲ 1980년대 평택시가지 모습.
 평택의 산업은 현재 총생산 중 40% 이상이 2차 산업, 즉 제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평택의 2차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산업단지들이 생겨난 것은 1960년대 말 진위면과 서탄면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들어선 개별 공장에 이어 1980년대 말이나 1990년대부터 시작된 지역산업단지 개발과 함께였다.

 

▲ 1995년 5월 10일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기존 송탄시와 평택시, 평택군을 각각 폐지하고 도농 복합형태의 하나된 평택시가 출범하게 됐다.
평택항 포승단지는 1992년부터 조성사업이 시작돼 2001년 2단계 사업이 완료됐다. 평택산업단지, 송탄산업단지, 어연한산산업단지, 칠괴산업단지, 현곡산업단지, 진위산업단지, 장당산업단지, 추팔산업단지 등 10개 산업단지가 1천123만9천600여㎡ 규모로 조성됐다.

 2011년 7월 입주협약을 체결한 지 5년여 만에 삼성전자가 고덕산업단지에 15조6천억 원을 투자해 ‘삼성반도체 평택공장’을 짓고 2017년 7월 본격적인 반도체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2월 평택캠퍼스에 30조 원 규모를 투자, 제2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방재정 건전성에도 크게 도움을 줄 전망이다.

▲ 삼성전자가 고덕산업단지에 15조6천억 원을 투자해 건설한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LG전자는 진위면에 12만여㎡ 규모의 디지털파크를 준공했다. 5조 원을 투입해 진위2산업단지를 대한민국 IT산업의 새로운 베이스캠프로 삼아 전기·전자시설 중심의 첨단산업단지로 만들었다.

1986년 무역항으로 개항한 평택항은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으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대중국 무역 항만으로써 중국의 연안산업벨트와 최단거리에 위치해 2020년까지 총 77개 선석이 갖춰지면 연간 1억3천만t의 화물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평택항의 자동차 처리 물량은 매년 100만 대 이상으로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 외국 수출길에 오를 국산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평택항 동부두 자동차전용부두. < 평택시 제공>
평택은 각종 도시개발이 줄을 잇고 있다. 청북신도시와 소사벌택지개발지구, 안중현화택지개발지구가 마무리됐고 안중·송담지구, 현촌 및 지제·세교, 모산·영신, 동삭, 세교지구 도시개발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평택 브레인시티 사업은 2017년 6월 중흥건설과 1조1천억 원 규모의 투자확약을 체결함으로써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5월부터 토지보상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브레인시티는 도일동 일원 485만5천㎡ 부지에 성균관대 신캠퍼스를 유치하고, 교육·연구·문화·기업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지식기반도시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 아파트 단지들이 에워싸고 있는 평택시청과 평택시 전경
 미군의 캠프 험프리 이전과 발맞춰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고덕국제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3월에는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600여 가구의 행복주택 입주를 시작으로 2021년 미군기지 이전 완료에 맞춰 2단계, 2025년까지는 국제신도시급 성장을 위한 3단계 사업 완료가 목표다.

 고덕국제화도시는 총 104만5천㎡의 터에 복합유통레저단지(37만7천㎡), R&D테크노밸리(27만5천㎡), 에듀타운(12만㎡), 업무단지(39만8천㎢) 등이 조성된다.

▲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확정 발표 직후 평택시에서 열린 환영행사.
 한편, 미8군 사령부가 지난 11일 64년간의 서울 용산 시대를 마감하고 평택 시대를 열었다.

 미8군 사령부는 평택시 팽성읍 K-6 캠프 험프리스 수비대 신청사에서 개청식을 가졌다. 미8군 사령부 평택 이전은 정부가 2004년 한미 양국 간 용산기지 이전계획과 연합토지관리계획을 합의함에 따라 서울 용산기지를 포함해 전국에 산재된 주한 미군의 약 70%에 대한 평택 이전계획에 의해 추진됐다. 미8군 사령부는 올해 3월 선발대를 이전한 데 이어 6월 말까지 본대 이전을 진행했다.

 평택=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사진=자료(문헌·사진): 평택시·평택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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