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경기도는 항상 교통난에 시달려 왔다. 서울로 진출입하는 제한적인 교통망 속에 경기도민들은 지난 30년간 생계 유지를 위해 매일 고된 출퇴근을 반복해 왔다.

 1988년 당시 경기도의 철도부터 현재, 미래의 경기도 철도망을 시대별·테마별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 2002년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린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공사 착공식.
# 경기도 도시철도 시대의 개막

 1988년은 경기도에 처음 도시철도가 자리잡은 시기로 볼 수 있다. 기존 경부선과 경의선 등이 있었지만 1988년 10월 25일 금정과 안산을 잇는 도시철도가 개통되면서 경기도 지역을 잇는 도시철도의 시대가 본격 개막하게 된다.

 이전까지 경기도내 철도망은 정부 및 서울특별시 도시교통본부의 수도권 전철계획에만 의존해 오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파생되는 철도선을 경기도민들이 이용하는 수준에 그쳤었다. 하지만 1988년 10월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지선으로 개통된 안산선을 연결하는 경부선의 분기역으로 금정역까지 추가 개업, 이전까지 서울과 경기도내 거점을 연결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경기지역 내 주요 구간을 잇는 경기도 도시철도 개발의 발단이 됐다. 이후 1994년 개통한 과천선이 금정역을 통해 안산선과 직결되며 4호선으로 편입된다.

 2003년 4월에는 수원역과 화성 병점을 연결하는 경부선이 추가 확보되면서 경기도 철도가 서울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2005년에는 병점과 천안을 연결하는 철도로 확대되면서 서울뿐 아니라 충남까지도 경기도민 생활권의 범주에 포함됐다. 병점역과 서동탄을 연결하는 병점기지선도 2년의 건설기간을 거쳐 2010년 2월 개통됐다.

 북부지역에서는 1996년 대화와 지축을 잇는 일산선이 개통하면서 1기 신도시인 일산에 입주한 도민들의 서울 출퇴근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그동안 교통의 취약지였던 경기동부권에도 철도가 놓이기 시작한다. 수서∼오리를 잇는 철도가 1994년 개통돼 성남에서 서울을 연결해 왔지만 성남을 기준으로 동쪽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철도시설 부재로 인해 교통난을 겪어 왔다. 그러다 2007년 12월 덕소∼팔당, 2008년 12월 팔당∼국수, 2009년 국수∼용문 연결선이 잇따라 개통했다.

 오리∼보정선이 2004년 개통됐지만 2011년 기흥까지 연결되면서 보정역은 폐지됐다. 2012년 12월에는 기흥∼망포, 2013년 11월에는 망포∼수원이 개통된 데 이어 판교와 여주를 잇는 경강선도 2016년 9월 이어지면서 수도권 1호선과 경기동부를 잇는 철도망이 연결됐다.

 서부권으로는 인천역과 오이도를 연결하는 수인선이 2012년 6월 개통됐다. 수도권 서남부지역(부천시 소사동~시흥시~안산시 원시동)을 잇는 서해선의 첫걸음인 소사~원시 복선전철도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운행에 착수했다.

 경기도 도시철도는 2016년 기준 연간 ▶서울∼천안 1억9천430만 명 ▶소요산∼청량리 1억166만 명 ▶서울∼문산 3천734만 명 ▶금정∼오이도 4천864만 명 ▶남태령∼금정 4천129만 명 ▶왕십리∼수원 1억3천588만 명 ▶지축∼대화 3천914만 명 ▶오이도~인천 1천418만 명 ▶판교∼여주 231만 명이 이용하면서 경기도의 혈로가 되고 있다.

 반면 기초단체 차원에서 추진된 의정부경전철과 용인경전철이 2012년과 2013년 개통됐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기존에 확보된 도시철도 외에 경기도에서는 동탄도시철도 1·2단계와 수원역∼한일타운, 성남1·2호선, 8호선 판교 연장, 용인선 광교 연장, 오이도 연결선, 송내∼부천선, 위례∼하남선 등 10여 개의 추가 철도 노선 개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은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아 실제 성사까지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 도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노선안
# 고속철도와 광역급행철도

 2004년 고속철도 시대가 개막하면서 경기도와 전국을 잇는 고속교통망도 확립된다.

 2016년 기준 KTX광명역의 연간 이용객 수는 423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수원역 KTX도 연간 약 68만 명이 이용하면서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꿨다.

 전국을 반나절로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 확보되면서 출퇴근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졌고, 수도권광역교통망 개발 연구로 연결됐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와 장거리 통근자들의 교통복지 제고를 위해 수도권 외곽에서 주요 거점을 30분대에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망 구축이 2010년 전후로 추진됐고 현재는 국정과제로 포함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A노선 일산(킨텍스)~삼성 37.4㎞, B노선 인천~서울, C노선 의정부~금정 47.9㎞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A노선은 민자시설사업기본계획(RFP) 수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시협약, 실시설계 과정 등을 거쳐 착공했다.

 B노선은 재기획을 통해 타당성이 확보될 경우 예비타당성조사가 재추진될 예정이며, C노선은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 및 사전 민자적격성 검토가 추진될 계획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연결되면 경기도 각지를 이동하는 시간이 급격히 줄면서 지역별 간극도 상당히 좁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 통일시대 대륙과 연결하는 경기도 철도

 4·27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판문점 선언에 포함되면서 중단됐던 경의선·경원선 철도 복원사업의 재개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전쟁 이전까지 남북, 경기도와 황해도를 이었던 경의선 복원 논의가 재개되면서 경기도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장밋빛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남북 철도 연결이 유럽·아시아·태평양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를 열고, 평화 번영의 유라시아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사업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남북은 경의선 복원을 위해 오는 24일부터 북측 구간에 대해 현지 조사를 벌인다.

 민선7기 경기도정의 수장으로 당선된 이재명 지사도 ‘경의선·경원선 등 남북 교통망 복원 지원’, ‘유라시아 횡단철도 연계한 물류중심지 조성’ 등 남북 철도 연결과 관련한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경기연구원은 이달 발표한 ‘남북 평화시대의 경기도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기북부가 통일 한반도에서 서울과 평양을 잇는 핵심 연결지대이자 물자와 인력이 몰려드는 ‘신 중심(New Center)’이 되기 위해 경원선 복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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