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이모(35·여)씨는 최근 웹서핑을 즐기다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 준다’는 내용의 이벤트 광고글을 보고 해당 스튜디오를 찾아갔다가 겪은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울화통이 터진다.

한 스튜디오에서 이벤트 신청을 통해 당첨되는 고객에 한해 ‘리마인드 웨딩 및 가족사진’을 공짜로 찍어준다는 광고만 믿고 덜컥 신청했다가 수십만 원을 써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씨는 결혼기념일을 앞둔 친정 부모에게 리마인드 웨딩사진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어 선물로 주려고 스튜디오를 알아보던 차에 ‘무료 이벤트’로 이를 진행한다는 스튜디오 광고글을 보고 신청했는데 운 좋게도 당첨됐다.

그는 친정 부모, 남동생, 남편과 일정을 맞춰 주말 저녁에 시간을 내어 스튜디오를 방문해 헤어 및 화장, 의상 대여, 사진 촬영까지 3시간가량 걸려 이벤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받았다.

그런데 모든 사진을 찍은 뒤 스튜디오 측으로부터 기본 액자 1개만 무료이고 추가로 사진파일을 구매할 경우 한 장당 10만 원씩 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전해들었다. 이 씨의 가족이 촬영한 수십 장에 달하는 사진 가운데 일부만 구입해도 최소 수십만 원의 지출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 씨는 "순진하게 ‘무료 이벤트’라는 말만 믿고 사진을 찍으러 간 것도 잘못이지만,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만 추가로 사진을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 황당했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기분만 상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근 경기도내 일부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 무료 촬영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고객들에게 추가 구매 사진을 비싸게 판매하고 나서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이 씨의 경우처럼 ‘가족사진을 무료로 찍어 준다’는 광고글을 보고 이벤트에 신청했다가 추가로 사진을 사는 데 수십만 원을 썼다고 하소연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스튜디오에서 리마인드 웨딩 및 가족사진을 찍은 뒤 기본으로 제공되는 사진 및 액자 등 1세트만 무료이며, 추가로 사진을 구매할 때는 한 장당 10만 원 안팎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기도소비자정보센터 관계자는 "무료 촬영 후 액자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하나의 상술로 볼 수는 있지만 사기라고 할 수는 없다"며 "촬영하기 전에 추가 비용에 관해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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