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정부의 도시재생뉴딜 시범사업에 선정된 동구 화수·정원마을 일대 전경.
▲ 지난해 12월 정부의 도시재생뉴딜 시범사업에 선정된 동구 화수·정원마을 일대.
22일 오후 인천시 동구 화수동. 이곳에 있는 화수(花水)·정원(情園) 마을은 지역 항만과 부두, 거대한 공장들이 즐비해 최고의 배후주거지로 인기를 누렸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믿기 힘들 정도로 쇠락했다. 붉은 색 벽돌로 지은 지 40∼50년을 족히 넘긴 대로변의 일제식 2층 집들은 공가가 된 지 꽤 됐다. 대부분 폐쇄됐지만 몇 몇 집에서는 살림하는 인기척이 들려 왔다.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려 앉고 처참하게 뜯긴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기계제작소의 기숙사로 활용되던 건물도 남아 있다.

동구 화수동 7-36 일원 2만1천277㎡ 규모의 이 작은 마을은 1990년대에 기반시설 정비와 주택 신축 등 주거환경사업이 진행됐지만 인구와 가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공·폐가도 계속 나왔다. 이후 주택재개발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인근 ‘화수·화평구역’에도 포함되지 못해 별도의 재생사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계속 나온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동구와 인천도시공사가 협업해 제출한 화수·정원마을 재생사업이 정부의 뉴딜사업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맡았다. 사업 유형은 가장 소규모(5만㎡ 이하)인 ‘우리 동네 살리기 주거재생형’이다. 다음달까지 국토부 최종 평가를 통과하면 향후 3년간 국비·지방비 90억 원과 도시공사 60여억 원 등 총 190여억 원이 투입된다.

도시공사와 구는 화수사거리 일대를 ‘다시 꽃을 피우는 마을’로 만들 계획이다. 기능복합형 공공임대주택(우리집) 20가구를 우선 공급하고 집 수리 및 취약계층 주거 지원을 벌일 예정이다.

폐·공가는 철거하고 도로를 정비하면서 유휴공간은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쓰레기 분리배출시설과 보완등·태양광·CC(폐쇄회로)TV를 곳곳에 설치해 마을 주민들이 생활편의성을 높인다. 사회경제적 조합 설립 등 마을 공동체 사업도 발굴하고 지역의 고유한 브랜드를 개발해 상품화할 계획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동구는 구한말 서양 외세에 처음으로 문호를 개방해 근대 문물을 받아들인 역사적 현장이지만 도시개발에서는 소외됐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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