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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이 ‘인천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청년문화대제전을 추진하면서 지역과 상관없는 신생 단체를 선정해서다.

22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18 인천청년문화대제전-Hi, Youth Festival’이 10월 개최된다. 이 행사는 인천에서 활동하는 청년문화예술가들의 문화 창작 욕구를 높이고 청년문화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지역 청년예술가들이 직접 참여해 기획과 공연까지 맡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인천 청년들이 배제됐다.

인천문화재단은 올해 공모기준에서 출생지가 인천이거나 대학을 지역에서 다녔던 1명만 포함돼 있으면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 4월과 5월 진행된 인천청년문화대제전 주관 단체 모집에서 ‘하이 유스’라는 단체가 최종 선정됐다. 단원 14명 중 단 1명만이 인천 출신이고, 지역에서 뚜렷하게 활동한 적이 없는 단체다. 사업자등록증도 문화대제전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 발급받았다. 축제를 이끌었던 경험도 없다. 지역을 알지도 못하고 경험도 없는 단체가 지역의 다른 5개 단체를 제치고 선정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문화계는 충격에 빠졌다. 재단 내부에서도 사업제안서 공모 심의 총평을 통해 문제를 삼기도 했다. 심의 총평에서 ‘하이 유스’가 제안한 사업에 대해 "행사 자체가 인천만이 아닌 전국적인 행사로 기획된 것이어서 인천의 청년예술가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사업 취지와 일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이 제안한 사업은 당초 서울에서 주최하려던 행사였던 것으로 나타나 지역성을 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문화재단의 지역 배제 움직임은 올해뿐만이 아니다. 2016년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주도했던 ‘사운드바운드’ 축제를 임의로 ‘개항장 음악축제’로 바꿔 추진하려다 지역사회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지역 청년자치 기획행사로 시작한 인천문화대제전을 재단에 의해 기획운영되는 공모사업으로 진행하려다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인천 청년예술가들의 역량을 높이고 지역만의 특징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행사가 남의 잔치로 변질된 것"이라며 "인천문화재단이 과연 지역의 청년예술가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심사는 공평하게 한다는 방침 아래 단체 이름 등을 완전 배제하고 진행하다 보니 ‘하이 유스’가 선정된 것"이라며 "보다 다양한 청년들의 참여를 확대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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