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단체들이 2022학년도 수능과목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이공계열 진학 학생들이 ‘기하’와 ‘과학Ⅱ’를 배울 수 있게 시험 출제 범위에 이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수총),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국내 과학기술계 단체 13곳은 25일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과학 교육을 축소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학습 부담 완화’를 이유로 미래 과학기술인력을 키우지 못하게 만드는 교육정책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29일 대입정책포럼에서 내놓은 ‘2022학년도 수능과목 개편안’에는 이 두 과목이 출제 범위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이공계열로 진학할 학생이라도 수능을 보기 위해 기하를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고, 과학도 과학I에 해당하는 네 과목만 공부하면 된다.

교육부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2021학년도 수능 수학 과목 출제 범위에서 ‘기하’를 제외해 과학기술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과기단체는 "교육부의 이 시안에 따르면 문·이과 융합 인재 양성은 고사하고 어느 분야의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인력을 배출할 것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공계열 진학생들의 진로적성 추구에 필수적인 교과목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국가 과학기술인력 양성 정책의 틀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단체들은 교육부의 수능 개편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정돼야 할지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우선 수학 과목의 경우 이공계열로 진학할 학생이 치러야 할 유형과 인문계열 진학생이 볼 유형 두 가지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또 이공계열 유형에는 ‘기하’를 출제 범위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하에서 다루는 ‘타원’, ‘쌍곡선’, ‘벡터’ 등은 이공계 대학 과정에서 ‘알파벳’에 해당하는 ‘기초’라는 점을 들며, 기하를 배우지 않으면 대학에서 전공 분야 학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과학Ⅱ에 해당하는 네 과목도 수능 출제 범위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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