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인천본부(인천시 산하 5개 공기업 등)가 시 공무원 낙하산 인사를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노조는 25일 시청 앞에서 ‘시 산하 공기업 공무원 부정 채용 규탄대회’를 열고 공무원 낙하산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산하 공기업에 갈 공무원을 내정하고 경력직 공모를 거치는 채용과정의 불합리를 이번 기회에 개선하고, 그동안 인천시 공무원들의 인사 숨통을 트는 데 사용되는 ‘공기업 경력직 채용’을 중지해 달라고 했다. 공직사회 일부에서 정년을 앞두고 명예퇴직 신청 후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관례화돼 있기 때문이다.

낙하산 인사란 공무원, 특히 고위공무원이 재직 중 업무상 관련이 있던 민간기업이나 특수법인 등의 임원이나 관리직 등에 재취직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매년 낙하산 인사로 관피아 문제를 지적받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낙하산 인사가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위 공무원을 지낸 사람 중에서는 유능한 인사도 많고 해당분야에 전문가라고 할 만한 인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낙하산 인사를 선정하는 방법이다. 공개채용은 허울일 뿐이고 사실상 위에서 내려 보내면서 마치 밑에서 엄정하게 검증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적임자가 없다는 핑계 종종 보인다.

결국 미리 내정해 놓은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것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런 위선적인 과정을 지켜보는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들에게 공정성이나 도덕적 가치관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산하기관이 공무원 자리를 연장하는 곳이라는 인식은 분명 잘못이다. 그동안 지방정부에 있어서 산하기관의 무능력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지방정부의 재정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누차 지적을 받아 왔다.

 따라서 설사 공무원 출신이 더 잘할 수도 있겠지만 채용 과정에서 오해받을 소지는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낙하산 인사를 받은 기관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극히 자명한 일이다. 해당 기관에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승진 승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낙하산 인사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면 당연히 근무하는 사람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소수 공무원에게 주어진 혜택을 위해 산하 기관 수많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행위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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