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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태 안산단원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깨진 유리창’이란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길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읽혀져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경미한 범죄라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강력 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범죄학자 조지 켈링과 제임스 윌슨이 1982년에 만든 이론이다. 1969년 미 스탠퍼드대학 교수인 짐 바르도 교수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지역의 치안 여건이 좋은 장소에 자동차 보닛을 열어 둔 채 일주일 동안 방치를 했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그 다음 실험에서는 자동차 뒤쪽 창문을 깨뜨려 놓고 불과 10분도 안돼 사람들이 다가와 배터리와 타이어를 모두 빼가지고 갔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비어 있는 주택 건물에 창문 하나 깨뜨려놓았을 때의 상황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창문이 깨지기 시작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건물 전체의 유리창이 깨지고 벽에는 낙서로 지저분해졌다.

 최근 법무부에서 사람들이 범죄 불안감을 많이 일으키는 장소를 묻는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55%가 어둡고 후미진 골목을, 26%가 지저분한 거리라고 답했다. 이처럼 우리들의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그 장소가 주는 환경적 기반을 통해 안전한가 또는 위험한가를 판단한다. 이것은 역으로 보면 범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깨진 유리창 이론은 도시환경 범죄예방의 롤 모델이 돼 세계 각국 및 우리나라에서도 이 이론을 도입해 사회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가령 후미진 골목에 가로등과 네온 등을 설치하고, 담장에는 벽화를 그리고, 계단에는 건강 지도와 야광 패널 스티커를 붙이고, 골목 자투리 공간에는 꽃밭 등을 만들어 범죄를 예방하기도 한다. 아파트와 학교, 주택가의 놀이터에는 낮은 조경수와 담을 설치해 항시 보호자들이 안전하게 자녀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등은 범죄예방 환경 설계의 좋은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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