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 ‘이자 장사’로 거둔 이익이 10조 원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덕분에 4대 은행이 모두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

 29일 은행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모두 10조7천5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3%(1조950억원)나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이 10조원을 웃돈 것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국민은행이 2조9천675억원으로 가장 많은 이자이익을 올렸다. 이어 신한은행 2조7천137억원, 하나은행 2조5천825억원, 우리은행 2조4천946억원 순이었다.

 은행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세가 지속한 덕분이다.

 이자부문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둔 덕분에 은행은 상반기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이 국민은행 1조3천533억원, 신한은행 1조2천718억원, 우리은행 1조2천369억원, 하나은행 1조1천933억원으로 모두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9천988억원으로 유일하게 1조원을 밑돌았던 하나은행이 1년 사이 19.5%(1천945억원)나 늘어 4대 은행이 나란히 ‘1조원 클럽’에 들었다.

 연간으로 4대 은행이 모두 당기순이익 2조원대를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에는 국민은행(2조1천750억원)과 하나은행(2조1천35억원)이 2조원을 넘었다.

 은행들은 영업을 잘해 좋은 실적을 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자마진에 기댄 실적 잔치가 바람직한지에 비판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그보다 천천히 올려 손쉽게 이자 장사를 해왔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수신금리와 대출금리간 차이가 지난해 4분기 2.30%포인트에서 올 2분기 2.35%포인트로 확대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이런 영업행태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가계부채의 부도율이 높지 않고 주택담보대출도 부동산값을 지지해서 은행이 ‘땅 짚고 헤엄치기’를 많이 했다"며 "은행이 반대할지 몰라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정부가 과감하게 저소득·저신용·다중채무자에 대한 부채탕감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