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열린 의정부시의회 제281회 임시회에서 김정겸(왼쪽) 민주당 의원이 계속 발언을 하자 한국당 조금석(가운데) 의원과 구구회(오른쪽) 의원이 이를 저지하며 각자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구회 의원과 김정겸 의원이 마이크를 놓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신기호 기자skh@kihoilbo.co.kr
▲ 지난 27일 열린 의정부시의회 제281회 임시회에서 김정겸(왼쪽) 민주당 의원이 계속 발언을 하자 한국당 조금석(가운데) 의원과 구구회(오른쪽) 의원이 이를 저지하며 각자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구회 의원과 김정겸 의원이 마이크를 놓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신기호 기자skh@kihoilbo.co.kr

경기도내에서 유일하게 원 구성도 못한 채 장기 파행 중인 의정부시의회가 의정 운영은 내팽개치고 여야 간 밥그릇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의장단 선출을 위해 모인 본회의장에서는 의원 간 고성과 막말, 심지어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한심한 모습으로 일관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9일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7일 의장·부의장 선거를 비롯한 각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제281회 임시회를 열었지만 정작 임시회는 개의도 하지 못한 채 3시간 넘게 소모적인 논쟁만을 계속했다.

이날 임시회 역시 2일 제280회 임시회와 마찬가지로 소모적인 논쟁만을 거듭하는 자리였다.

회의 초반 의장 직무대행을 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정겸 의원이 발언을 하겠다며 불쑥 나선 게 사단의 시작이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의장 직무대리를 맡아 온 자유한국당 구구회 의원이 편향적으로 정회 선언을 반복해 왔으니 최근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차순위 의원이 직무를 대행해야 한다"며 거수 투표를 주장했다.

그 순간 본회의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김 의원을 제외한 7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손을 들며 찬성한다고 외쳤고, 한국당 의원들은 "무슨 권리로 거수 투표를 진행하느냐, 이게 회의 순서가 맞느냐"며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달 2일에도 제280회 임시회를 열었지만 2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행했다. 민주당 8명, 한국당 5명인 여대야소의 구조에 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각각 4대 1과 3대 2로 가져가겠다고 맞섰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당의 난상토론은 결국 ‘원 구성’이라는 핵심과 거리가 먼 자존심 싸움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의회 기능을 스스로 훼손시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13일 의회 사무국을 통해 ‘지방자치법 제54조 의장이 정당한 직무를 수행하지 않을 시에는 차순위로 바꿀 수 있다’라는 조항의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공문을 행안부에 보냈다.

이에 행안부는 19일 공문을 통해 "특정한 사안이나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하나 의정부시의회의 경우 사회통념상 합리적 이유 없이 선거를 실시하지 않는 경우라고 봐야 한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 같은 행안부 공문을 근거로 한 김 의원의 발언 이후 한국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대립은 계속됐다.

시민 정모(45)씨는 "시민들이 던져 준 표로 의회에 입성해 혈세로 월급을 받는 자들이 일은 안 하고 허송세월만 보내는데 의정활동비도 반납해야 한다"며 "의정부 학생들이 지방의회 역할을 배운다며 모의의회 체험을 오는데 밥그릇 싸움만 하느라 원 구성도 못하는 의회에서는 전혀 배울 게 없다"고 분개했다.

의정부=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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