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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행궁의 완전한 복원을 위한 ‘우화관’ 발굴사업이 진행되면서 신풍초등학교의 ‘사료관’이 갈 곳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사진 = 기호일보 DB
수원시가 화성행궁 2단계 복원사업으로 우화관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철거하고 남은 옛 신풍초등학교 강당의 존치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향후 화성행궁 2단계 복원사업 종료 시 주변 경관과의 부조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근대건축물의 가치로서 보존할 필요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수원시 화성사업소에 따르면 2003년 8월 봉수당 득중정 궁녀와 군인들의 숙소 등 482칸을 복원한 화성행궁 1단계 복원사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고 외국 사신·관리들의 숙소이자 연회장으로 사용돼 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가 높은 우화관은 해당 부지에 신풍초가 위치해 있어 복원하지 못했다.

2003년 우화관 복원에 나선 시는 이듬해부터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신풍초 이전을 논의한 끝에 기존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해까지 신풍초 분교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후 2016년 행궁동 분교에 남아 있던 학생들이 모두 전학하자 시는 지난해 5월 신풍초 분교를 철거했다. 당시 강당은 학교 본관 안에 있던 사료관 내 자료를 보관할 임시 공간으로 쓰이면서 철거 대상에서 빠졌다. 우화관 복원사업은 2020년 마무리된다.

문제는 우화관 복원이 완료되면 화성유수부 제2청사 이아 복원이 예정돼 있는데, 우화관과 이아 사이에 강당이 위치한 것이다. 이로 인해 향후 복원을 마친 뒤 주변 경관과의 이질성 우려를 비롯해 일제강점기에 철거된 화성행궁 자리에 세워진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강당 존치 여부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당이 1957년 신축한 건물로 근대건축의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시정연구원도 지난 25일 ‘우화관 복원에 따른 근대건축자산 존치 여부에 관한 연구’ 제목으로 낸 보고서에서 시대적 산물로서 강당의 보존 필요성을 제안했다. 근대에 지어진 건축물로서 당시 건축기법 등 시대성을 반영할 뿐더러 완성도가 높은 교육시설에 속하는 점 등 역사적 가치를 고려하면 존치하는 게 합당하다고 결론을 냈다. 향후 활용 방안은 외관은 원형에 맞게 복원하고 내부는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대식으로 개·보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현재 위치에 강당을 존치해도 우화관 복원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그대로 둘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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