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수원시 팔달구 한 전통시장에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수원시 팔달구 한 전통시장에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날씨가 더운데 어떤 손님이 시장에 찾아오겠어…."

한낮 최고기온이 35.7℃를 기록한 지난 27일 오후 3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전통시장 밀집지역. 아케이드가 설치된 전통시장 안에는 행인들이 지나다니고 있었지만 멈춰 서서 물건을 살펴보는 이는 드물었다. 아케이드가 설치돼 있지 않은 수원천 양옆의 가게들은 진열된 물품이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일반인의 무릎까지 오는 천막을 쳐 두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단순히 햇빛을 피하기 위해 아케이드가 설치된 전통시장의 인도를 이용하는 정도였다. 상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가게에 진열돼 있는 물건을 팔려고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말을 걸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주부가 물건을 살펴보기 위해 상인 쪽으로 다가갔지만 덥다며 칭얼거리는 아이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발걸음을 옮겼다.

상인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내 배달원도 더위와 고군분투 중이었다. 모자를 벗고 땀을 닦는 배달원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한숨이 따라나왔다. 손부채를 연신 부치고 있어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얼굴은 여전히 찡그린 채였다.

폭염으로 전통시장에 가득한 습기는 손님들의 불쾌지수를 더욱 높였다. 좁은 길목을 이용하는 행인들은 서로 부딪힐 때마다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통시장 안에서 삼계탕을 판매하는 이모(52·여)씨는 "초복·중복을 합쳐 손님이 50명도 오지 않았다"며 "폭염으로 인한 것인지 경기 불황인지 몰라도 오히려 지난 봄보다 장사가 더 안 되는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전통시장 상인 김모(48·여)씨도 "요샌 단골손님의 발길도 끊겨 상가 유지를 고민 중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26일 수원시의 최고기온이 30℃가 넘어가는 등 연일 높은 온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2일부터는 평균기온이 30℃를 넘어가는 등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주로 외부에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전통시장은 손님의 발길이 끊겨 시장 상인들이 판매 부진에 처해 있다. 구매자들이 에어컨을 항시 가동하는 시원한 대형 마트로 몰리거나 인터넷을 통해 간편하게 물건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전통시장에 폭염 대비 시설을 지원해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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