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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잘해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7월 31일 화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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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졸업한 후 동기들이 각기 다른 직업과 사는 지역을 달리하다 보니 가끔 만나다 보면 서로가 다른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졸업 후 50년 넘게 각각 살아오면서 생활 환경이 달라졌기에 만나서 쉽게 행동이나 소소한 생각이 단번에 같아 질수는 없다.

 그동안 지역별로 동기생들이 모여 이런 저런 작은 모임이 만들어진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높게 하려는 작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모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최소한의 것만 하고 나머지는 전체 흐름에 맡긴다.

예나 지금이나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주장을 펴면서 큰소리로 이끌고 가려고 할 때, 대부분이 굳이 나서지는 않지만 모른 척 그냥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란다. 특별한 경우도 있겠지만 별생각 없이 한 행동이나 말이 오해를 불러오는 경우도 적지 않아, 가끔 속앓이를 하면서도 ‘이 나이에 따져 무엇 하나 내가 참으면 되지…’하면서 적당히 넘어가기도 한다.

 이제 살만큼 살았고 많은 동기 친구가 생을 달리하면서, 친가족처럼 지내던 친구가 두고 떠난 자녀와 가족들은 늘 생각을 하면서도 쉽게 만날 수 없기에 가끔 인편으로 소식을 듣게 되고 어쩌다 경조사가 있을 때 시간을 내어 가보지만, 마음과 달리 전과 다르게 뜨악하게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3월 작고한 친구의 큰딸이 40세가 넘어 결혼한다고 연락이 와 너무 반갑고 내 아이 결혼 때처럼 가슴이 설렜다. 신혼 여행 후 옛날 아버지 친구를 찾아 점심 한번 대접하겠다고 찾아온 착한 마음을 어른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려 세운 뒤, 따뜻하게 위로하는 안부전화 한번 통화하지 못해 마음이 짠하다. 만나는 횟수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친구가 없는데 전처럼 자질구레한 집안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고 자연스럽게 대한다고 하지만 늘 같은 인사치레로 서로의 안부나 옛날에 있었던 서로 간의 주고 받은 추억이 있을 뿐이다. 항상 살면서 느껴지는 것이겠지만 겸손하고 양보하면 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신경을 써야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그리고 언제 다가가서 같이 할 수 있는지 정말 어렵고 어렵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만 나면 전화하고 만나서 이런 저런 모임을 가졌으나, 나이도 들었지만 이사도 하고 자녀와 살다 보니 뜨악하게 됐다. 하지만 별안간 생각지도 못하게 애경사 연락이 오면 만사를 뒤로하고 찾아가는 친구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말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런 저런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조금은 내가 물러서지 하면서 지내다 보니, 가끔은 생각지 못하게 놓치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가까울수록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친하니까 무조건 이해해 줄거라 믿는다.

 하지만 가깝기 때문에 상처가 더 클 수가 있다. 의례히 친구로서 어느 경우에도 같이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친구와의 관계에서 말로는 중립을 지킨다며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실속 차리는 경우도 있고, 정확하게 한다면서 십시일반으로 추렴해 쓴 돈의 셈을 한 번도 시원스럽게 내놓지 못해도 ‘좋은 것이 좋다’며 싫은 소리가 없길 바라며 지내는 옆 친구들이 참 좋은 나이가 됐다.

 매번 10여 명이 조금 넘어 모이는 소모임 회장 자리긴 하지만 굳이 나서지 않고 흩어진 친구들이 잊지 않고 찾아오도록 넉넉하게 베풀고 구김살 없이 받아줘 참 좋다. 같이 있을 때는 당연스럽게 생각하면서 헤어지면 보고 싶어지는 그 친구를 유행가사 속에 주인공으로 또다시 되뇌어 본다. 우리 모두 "있을 때 잘해"하고 고마운 친구 이름을 불러본다. 그리고 같이 어울려준 동기들! 그동안 고마웠다. 베푼 것도 고맙지만, 건강하게 오랫동안 자주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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