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설익은 친수공간 조성 계획 결국 ‘흐지부지’

<2> 잃어버린 10년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2018년 07월 31일 화요일 제14면

‘잃어버린 10년. 질곡의 10년.’ 인천 하천에 꼭 들어맞는 말이다. 그 세월 동안 인천은 하천에 관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되레 거꾸로 내달렸다. 하천을 축으로 한 친수공간 사업은 하나같이 멈췄다. 시민운동으로 출발했던 ‘하천살리기’도 추진동력을 잃었다. ‘하천마스터플랜’의 그림은 빛바랜 지 오래다. ‘어진내 300리 물길투어조성 프로젝트’는 손 한 번 쓰지 못한 채 휴지통에 처박혔다. ‘돈이 없다’는 핑계였다. 재정난 앞에 친수공간 조성은 말 그대로 ‘사치’였다. 그 와중에도 매머드급 친수공간 조성계획은 선거철이면 약속이나 한 듯 쏟아졌다.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와 내항 8부두를 중심으로 한 MWM(Marine&Harbour·Walking&Tour·Museum&Art) City 등이 그것이다. 하천을 통한 친수공간 조성을 문화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고 집값을 올리고 경기를 띄울 토목사업 관점에서 바라본 데서 나온 설익은 계획들이었다.

2008년 9월 인천시는 하천마스터플랜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거대 프로젝트를 내놨다. 시내 7개와 강화지역 12개 등 지방하천 19개를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테마 하천으로 복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가 1천500억 원을 들여 2002년부터 6년 동안 펼친 굴포천·승기천·공촌천·장수천 등의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린 연유이기도 했다.

 

▲ 굴포천
시는 우선순위를 따진 뒤 2030년까지 총 9천730억 원을 투입해 단기(2010~2015년)와 중기(2016~2020년), 장기(2021~2030년) 등 단계별로 테마형 하천 조성사업을 벌일 요량이었다.

 단기로 1천180억 원을 들여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이 8~23.5PPM으로 4~6등급 수질을 보이고 있는 계양천(계양1동~검단3동 간 3.6㎞) 등 인천시내 3개 하천을 친수하천으로 조성할 방침이었다. 중기로는 1천930억 원을 투입해 악취와 해충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미복개 목수천(길이 25m, 폭 13.5m)과 굴포천 지류(길이 218m, 폭 20m)에 오·폐수 유입을 막는 차집관로를 설치하고, 둔치는 녹지대로 조성할 예정이었다.

 장기는 엄청난 프로젝트였다. 콘크리트로 덮여 물길조차 알 길 없는 동구 수문통을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옛 모습으로 복원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생활하수로 더럽혀진 채 강화시내를 꿰뚫고 지나가는 동락천을 맑은 물이 흐르는 오솔길 하천으로 다시 가꾼다는 방안도 내놨다.

 안상수 전 시장은 중기계획으로 잡혀 있는 테마별 하천 조성사업을 가능하면 2014 아시안게임 이전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서둘러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안 전 시장이 3선에 실패하면서 ‘인천 하천마스터플랜’은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 용현갯골수로
 2010년 11월 시는 또 한 번 큰 그림을 선보였다. 송영길 전 시장이 새 시장으로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안 돼서였다. ‘어진내(仁川) 300리 물길투어 조성 프로젝트’였다. 120㎞의 물길을 색깔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다는 복안이었다.

 시는 용현갯골수로와 아암도 해안공원을 연결해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돌로 채워진 호안에 갈대와 풀꽃들을 심어 정취를 불어넣는다는 계획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갯골수로~송도북측지~남동유수지~승기천~소래~장수천 간 40㎞에 이르는 물길을 조성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물길에다가 140㎞의 ‘S자’형 인천 녹지축을 얹혀 얘깃거리가 있는 걷고 싶은 숲길과 물길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잡았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어진내(仁川) 300리 물길투어 조성 프로젝트 자체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거창했던 MWM City계획도 흐지부지됐다. 2020년까지 1조3천64억 원을 투입해 인천역과 동인천역 일대 2.06㎢를 근대역사·예술환경 도시로 새롭게 단장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 중심에는 내항 1·8부두 워터프런트가 있었다. 2015년 6월 우선 개방된 내항 8부두를 거점으로 인천역세권을 연계 개발할 계획이었다. 수인선과 경인선의 마디인 내항과 인천역에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그 파급력을 개항장과 동인천 북광장까지 확산시킨다는 전략이었다.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 승기천 하류. <기호일보 DB>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아암도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아암공원지구 기본계획을 세웠다. 송도국제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북측과 남측 유수지(9.58㎢)를 연결하는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사업비 6천억 원) 계획의 한 가지다. 6·8공구 호수에는 요트 계류시설과 해수욕장을 조성한다. 송도 워터프런트 계획은 조성 규모와 방향을 둘러싸고 아직도 논란 중이다.

 결국 돈 문제다. 인천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재정난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제 막 출범한 박남춘 시정부가 아직도 남아 있는 10조613억 원의 부채와 5조 원에 이르는 잠재적 채무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천 살리기와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또다시 ‘잃어버릴 10년’의 기로에 있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