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농업기술센터가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AI)와 여름철 방제 목적을 위해 구입한 드론이 창고에서 낮잠만 자고 있어 계획성 없는 탁상행정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방역 목적인 드론은 장비를 운영할 인력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AI 발생 당시 단 몇 차례 방역에 나섰지만 정작 농기센터에서는 드론을 다룰 줄 아는 전문가가 전무해 여름철 방역에는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농기센터에 따르면 농촌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넓은 면적의 논에 드론을 이용한 방제 작업은 일손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에 추경예산을 편성해 지난해 12월 2천90만 원을 들여 방제용 드론 1대를 구입했다.

하지만 드론 장비의 특성상 충분한 교육과 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는데도 이를 간과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제안한 농기센터는 현재 전문적인 조종사가 없는 관계로 사실상 공보담당관실 카메라 기술직 인력 외에는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뿐만 아니라 당초 전문적인 인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한 드론은 고작 몇 직원들을 2차례 정도만 교육시킨 것이 전부였고 이후에는 이와 관련한 교육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아 농정과 부서는 조종할 줄 아는 직원은 한 사람도 없고, 현재 상자에 포장된 채 센터 내 창고에 방치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기센터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전혀 활용하지 못한 채 시민들의 귀중한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 속에 공공기관 등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철저한 사전 검증과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업인 A(48)씨는 "덮어놓고 예산을 투입해 드론 장비를 구입해 놓고는 쓰지도 못하고 창고에 있는 것은 전형적인 세금 낭비로 도덕적 해이로밖에 볼 수 없다"며 "철저한 사전 검증과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농기센터 관계자는 "당시 시의회와 시가 방제 일손 부족을 대처하는 데 있어 드론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어 급하게 예산을 편성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전문 조종사 인력을 확보해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해명했다.

김포=이정택 기자 ljt@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