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어시장 현대화사업조합은 31일 소래신협 대강당에서 조합원 총회를 진행했다.
총회는 일부 상인들이 조합 설립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기존 조합을 그대로 유치한 채 사업을 진행할지 아니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현대화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추진할지 결정하는 자리다.
지난 5월 발족한 소래포구어시장 현대화사업조합은 소래포구 6개 상인회 중 선주상인회가 명칭을 바꾸고 나머지 상인들이 가입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집행부가 조합을 투명하지 않게 운영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인들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총회는 상인들 간 고성이 이어지며 엉망이 됐다.
상인들이 우여곡절 끝에 의견을 모아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소래포구 현대화 사업은 최근 정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중투심에서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하면서 남동구에 두 가지를 주문했다. 상인들의 현대화시설 사용기간을 명확히 할 것과 불법 전대·전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인들에게 확답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남동구와 조합이 체결한 협약은 중투심의 요구를 반영해 다시 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생계가 걸린 상인들과 특혜 의혹에서 벗어나야 하는 남동구가 의견을 조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완료된 현대화시설의 설계 변경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구와 조합은 소래포구 현대화시설의 설계를 완료하고 인천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강호 남동구청장은 소래포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형태로 현대화시설의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상인들도 이 청장의 의견에 공감해 기존의 설계가 변경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구 관계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상인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갈등만 빚는다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느냐"며 "빨리 진행하는 것보다 잘 추진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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