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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인천시교육청 청사 복도 창문 바로 밑에 설치·가동되고 있는 냉방기. 그러나 찬바람이 나오는 냉방기 주변에 선풍기, 의자 등이 쌓여 있는 데다 해당 집기들이 보이지 않도록 복도 천장 높이와 폭 넓이에 달하는 가림막이 놓여 있어 전기세를 낭비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조현경 기자
인천시교육청 청사에서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 사무공간인 실내와 달리 냉방 효과가 의심되는 복도에까지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 공간이라 냉기를 붙잡아 둘 수 없는 사실상 ‘개문냉방(開門冷房)’과 마찬가지여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 청사는 본관, 신관, 별관, 인천교육종합정보센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최고 수은주 36℃를 기록한 31일 시교육청 본관은 지하 1층을 제외한 1층부터 4층까지 각 층 복도마다 3~4개씩 설치된 냉방기가 기계음을 내며 가동되고 있었다. 신관과 인천교육종합정보센터에도 각 층 복도에 적어도 1개 이상의 냉방기가 설치돼 있다.

시교육청은 여름철 더위를 쫓기 위해 6월부터 8월까지 주중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냉방기를 가동한다.

이처럼 시교육청은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과 이동 통로인 복도까지 냉방기를 사용해 지역 내 다른 관공서에 비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쾌적한 만큼 혈세가 줄줄 새는 현장이기도 하다.

사무실에서 복도로 나와 단 몇 분만 서 있어서도 땀이 흐르고 숨이 막히는 타 관공서와 비교되는 모습이다. 바로 옆 인천시청과도 비교된다. 특히 시 본관 5층은 4층을 증축해 사무공간을 확장한 곳이다. 복도는 찜통 수준이지만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으로 별도의 냉방기구 설치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더구나 복도 냉방은 유난히 더운 올해만 가동한 것이 아니라 2009년과 2010년 설치돼 운영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교육예산도 부족해 시의 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복도 냉방을 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시교육청을 찾은 김 모(30·여)씨는 "다른 관공서는 건물 안에 들어가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데, 교육청은 건물 안에 들어가면 곧바로 시원해진다"며 "시원하긴 한데 전기세가 많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복도에 있는 냉방기는 2009년, 2010년식으로 당시에 설치된 것"이라며 "에너지 낭비보다는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놓은 것으로, 사무실과 복도의 온도차가 많이 나면 오히려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궁색하게 해명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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