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jpg
▲ 사진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북한 공항시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외 공항 개발 및 운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살려 정부의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 중 ‘항공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공사는 이미 자체적으로 ‘북한 공항 및 항행시설 구축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향후 남북 관계를 예의 주시하면서 북한 공항과 연계한 ‘하늘길’ 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공사는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무드 속에 시설이 낙후된 ‘북한 공항 개발안’을 검토했다고 31일 밝혔다.

공사는 해외 공항 개발사업과 인천공항 항행안전시설 구축·운영 경험 등을 바탕으로 남북 간 경제 교류가 활성화하면 북한 공항 항행 및 관제시설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지방항공청·기상청 등 유관기관과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공사가 검토한 북한 공항 개발안은 평양 순안공항과 삼지연공항(백두산 관광) 등을 개발하거나 지원해 남북 간 경제·관광 분야 인프라 구축 및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에 대비,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을 이미 발표했다. 동해권(환동해 경제벨트)·서해권(환황해 경제벨트)·접경지역(접경지역 평화벨트) 등 ‘H자형 벨트’ 중심의 남북 경제 협력 구상이다. 공사는 H자형 벨트 중 서해권 하늘길 개척을 통해 인천공항의 영역을 넓혀 스마트 중심의 동북아 허브공항 목표 달성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북한 관광 활성화와 남북 물류 교두보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4단계 공항 건설에 나서고 있는 인천공항은 여객 수용 능력 1억 명을 바라보고 있다. 또한 세계 최고의 환승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관광객 유치와 인프라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이다.

국내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한 삼지연공항은 2004년 한국관광공사가 활주로 보수공사 등을 협의하면서 백두산 관광이 가시화된 적도 있다"며 "당시 협소한 활주로와 비행기 유도장치 등의 문제로 LCC(저비용항공사) 항공 정도의 취항만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돼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위 관계자들이 북한을 방문해 ‘한국행 항공 노선’ 개설 여부를 북한 측과 논의했다"며 "앞으로 남북 항공 노선 개설이 가시화하면 인천공항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사 측도 "북한 공항 개발 등에 대한 방안은 아직 자체 검토 사안이다"라며 "하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적극적으로 북한 공항 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의의와 추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2010~2020년)’을 통해 서남 방면(신의주∼남포∼평양)과 동북 방면(나선∼청진∼김책)의 양대 축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보고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북한의 경제개발계획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