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 이어진 1일 인천시 연수구 선학빙상장에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북적이는 반면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 이어진 1일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40℃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천과 경기지역에서 온열환자와 가축 폐사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낮 최고 38.2℃를 기록한 1일 오전 11시 40분께 인천시 계양구 목상동 계양산 정상 부근에서 하산하던 등산객 A(52)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일행과 하산하던 중 "힘이 들어 천천히 따라가겠다"고 말한 뒤 혼자 걸어가다 쓰러졌고, 지나던 등산객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가축 피해도 이어졌다. 강화군에서는 지난달 31일 돼지 20마리와 닭 1천200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1일 돼지 13마리와 닭 1천500마리가 연달아 폐사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25일 돼지 10마리와 닭 6천 마리가 더위를 못 이겨 폐사한 것을 시작으로 1일 현재 인천지역 가축 폐사량은 1만1천700마리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폭염이 계속되면 시설이 좋지 않은 축산농가에서 폐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축사에 물을 뿌려도 한순간이고, 더위가 계속되다 보니 약한 가축들은 견디지 못하는 것"이라며 "가축의 스트레스를 낮춰 주는 약품을 구입해 농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예산편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은 지난달 20일부터 13일째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1일 현재까지 90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폭염특보는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주의보를,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경보로 각각 발령된다.

경기도에서는 낮 최고 40℃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일 양평의 낮 최고기온은 40.1℃, 수원 39.3℃, 이천 39.4℃, 동두천 38.7℃, 파주 37.6℃ 등을 기록했다. 수원의 39.3℃는 1964년 1월 1일 기상 관측 이후 54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였다.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비공식 기록에서는 오후 3시 46분 가평군 외서면 41.6℃ 등 총 16곳이 40℃를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 수준에 가까운 폭염이 이어지면서 고양과 부천·성남·김포 등 도내 공동주택에서 최근 닷새 동안 정전 사태가 6차례나 발생하는 등 주민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9시 30분께 고양시 화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나면서 580가구에 2시간 30분가량 전력 공급이 끊겨 입주민들이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사용하지 못 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밤 사이 성남시 분당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전력 사용량이 갑자기 늘면서 단지에 설치된 자체 차단기가 내려가 전력 공급이 끊겨 800여 가구 가운데 400가구가 불편을 겪었으며, 부천시 중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970가구 중 600여 가구가 정전피해를 봤다.

앞선 지난달 26일에도 김포시 고촌읍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전력 과부하로 아파트 변압기가 고장 나면서 2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온열환자도 속출했다. 1일 오후 6시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6개 시·군에 열탈진 5명, 열사병 4명, 열경련 3명, 열실신 1명 등 총 13명으로, 전날까지 포함한 온열환자는 384명에 이른다.

성남시 분당천과 수원천 일대에서는 지난달 28일과 31일 잉어·메기·피라미 등 물고기 3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폭염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용존산소량이 떨어진 것이 폐사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서 도내 지자체들은 폭염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더욱 기승을 부리는 폭염 때문에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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