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대해 청와대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서 원장이 조만간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청와대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8월 말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남북미 대화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싱가포르 국빈 방문 중 북미 간의 ‘약속 이행’을 강조하며 사실상 중재행보 재개를 시사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다녀왔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상 방향에 대해 한미 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의용 실장은 지난달 비공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을 접촉했다.

4자 종전선언 참여와 관련한 얘기를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서훈 국정원장도 지난달 26∼29일 미국을 방문해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만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 남북관계 사안에 대해 제재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남북미 대화에서 물밑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정 실장과 서 원장의 행보가 활발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협상 진척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여부 등 굵직한 사안이 잠복하고 있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이런 점 등으로 인해 청와대는 여전히 8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다.

북미 간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미 간 중재 역할에 섣불리 나설 경우 자칫 역효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할 경우 그에 걸맞은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로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견해도 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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