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선수촌에서 2일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북측 로숙영이 패스하고 있다. 이문규 감독은 조직력 강화가 중요하다면서도 장신 센터 박지수(작은 사진)의 합류 시점을 몰라 답답하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사진공동취재단>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선수촌에서 2일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북측 로숙영이 패스하고 있다. 이문규 감독은 조직력 강화가 중요하다면서도 장신 센터 박지수(작은 사진)의 합류 시점을 몰라 답답하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사진공동취재단>
7월 남북 통일농구에서 ‘남북 대결’을 펼쳤던 여자농구 선수들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일팀 출전을 앞두고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농구장에선 남측 대표팀에 북측 로숙영(25·181㎝), 장미경(26·167㎝), 김혜연(20·172㎝)이 합류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이 이틀째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북측 선수들과 타이완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 국제대회를 마치고 지난달 29일 귀국한 남측 선수들은 전날 상견례를 한 뒤 3시간(오후)가량 첫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훈련장에 모인 남측 선수들은 남색 국가대표 훈련복, 북측 선수들은 파란색 자체 훈련복을 입었다. 서로 다른 옷을 입었지만 한 팀처럼 어울려 자유롭게 패스를 주고받았다.

로숙영이 골밑에서 패스한 공을 박하나가 3점슛으로 연결한 후 두 선수가 하이파이브를 했다. 박하나의 패스를 장신 로숙영이 골밑슛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훈련 중간 중간 동그랗게 모여 이문규 감독의 지시사항을 함께 들었고, 북측 정성심 코치 역시 선수들을 향해 큰소리로 지시하는 모습이 보였다.

훈련장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찾아와 단일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도 장관이 선수들과 하나하나 악수하며 격려할 때 로숙영은 환하게 웃으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 달 전 평양에서 우정을 나눈 선수들은 어색함이 없었다. 남측 대표팀 맏언니 임영희(우리은행)는 다시 만난 선수들이 서로 반가워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중간 중간 자유롭게 대화도 나눴다. 한국말이 아직 유창하지 않은 김한별(삼성생명)은 통역의 도움을 받으며 로숙영과 웃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문규 감독은 아시안게임 출전 전까지 남북 선수들의 팀워크 강화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이 감독은 합동훈련을 한 후 "아시안게임까지 앞으로 열흘가량 남아서 시간이 부족하다. 오전·오후 하루 5시간씩 강행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남북 통일농구가 열린 당시 눈여겨본 북측 선수 3명을 요청했고, 그 중 리정옥만 김혜연으로 교체돼 3명이 합류했다. 이 감독은 "북측 선수들로 우리 대표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했다. 센터 로숙영은 키가 크고 득점력이 좋다. 장미경과 김혜연도 잘 이용해 플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이 합류했지만 여자농구 대표팀은 아직 완전체가 아니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는 박지수는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합류 시점이 불명확하다. 소속팀에서 차출 여부에 대한 확답이 없기 때문이다. 단일팀에선 키 198㎝의 장신 센터 박지수의 ‘높이’를 활용한 공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감독은 "박지수가 아무리 잘해도 농구는 혼자 할 수 없다. 최대한 빨리 오든지 못 오면 못 온다고 말을 해 줬으면 좋겠다. 감독 입장에서 찜찜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자농구 단일팀은 진천에서 열흘가량 조직력을 다진 뒤 1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15일 홈팀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연합뉴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