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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인천재능대 호텔관광과 교수
최근 국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라 사용자, 특히 소상공인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최저임금 1만 원 정책은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 노동자의 소비력을 늘리고 그에 따라 생산이 늘어나면서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경제 정책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이나 최근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그 실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실제로 최저인금 인상으로 소상공인들과 영세업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자 정부 등 정치권은 이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 임차인 부담을 경감하는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 가맹사업 공정화에 관한 법, 대리점 공정화에 관한 법, 카드수수료 인하 등이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최근 필자의 쓰라린 베이징 경험을 토대로 그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정보통신산업(ICT)의 지속적인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014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구글이 개최한 ‘모바일 퍼스트 월드’(The Mobile First World) 행사에서 실시간 동영상 연설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모바일이 먼저(모바일 퍼스트)인 시대가 됐고, 곧 모바일로만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를 넘어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이미 말한 바 있다.

 지난달 필자는 북경의 중심지에서 중국 인민일보에서 유일한 한국 직원으로 근무하는 후배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모처럼 중국과 관련해 많은 얘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즐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식당 문을 나서고부터는 택시를 잡지 못해 한동안 큰 애를 먹었고, 그 다음 날 저녁 역시 30분이나 대로변을 왔다갔다 하면서 택시를 잡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별반 소득이 없었다.

 그 원인을 알고 보니 베이징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그 옛날의 베이징이 아니었다. 이미 모바일 온리가 실제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혀 가고 있음을 불현듯 깨닭고 우리의 현실과 많은 부분이 오버랩됐다.

 우리의 카카오 택시처럼 베이징의 택시들도 앱을 통해 예약하고 승차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기에 그 앱을 사용할 수 없는 외국인은 물론 중국인들에게도 아예 택시 타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돼 버린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밤이 늦어 택시 대체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탄 개인 삼륜오토바이도 결제수단으로 위쳇(우리의 카카오톡에 해당) QR코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택시기사들도 현금보다는 위쳇 QR코드 결제를 희망했는데 그 원인을 알고 보니 위쳇 QR코드를 사용해 결제하면 위쳇 관련 회사에서 그 사용 횟수만큼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거지도 QR코드를 통해 구걸한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QR코드가 보편적인 중국에서도 현금 없이 간편한 결제가 보편적인데 하물며 ICT산업 최강국으로 소문난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을 덜어주는 수단으로 QR코드 지불수단을 도입해 이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소상공인 페이 등 공공페이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은 늦었지만 정말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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