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함봉산 자락의 일제강점기 시절 조병창과 관련 있는 C구역 7번 토굴에서 부평문화원 관계자가 랜턴으로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산곡 1·3동 지역에는 이런 크고 작은 토굴이 24곳이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6일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함봉산 자락의 일제강점기 시절 조병창과 관련 있는 C구역 7번 토굴에서 부평문화원 관계자가 랜턴으로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산곡 1·3동 지역에는 이런 크고 작은 토굴이 24곳이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연이은 폭염에 피난처가 간절한 요즘, 서늘한 공간에서 지역 역사까지 배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인천 도심 곳곳의 ‘동굴’이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미래의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보존하고 자원화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시민들이 가까이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6일 인천시와 부평문화원에 따르면 2016년 조사 결과, 산곡1·3동 일원에 24곳의 토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토굴은 일제강점기 무렵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천 일본육군조병창의 방공호나 무기 창고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일부 토굴은 새우젓 숙성·저장 창고로 쓰인다. 부평문화원은 지난해부터 토굴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직접 토굴을 탐방할 수 있는 시민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19회 탐방을 진행했고, 일반인과 학생 414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지역 학교와 연계해 토굴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토굴 대다수는 사유지로 자유로운 출입이 제한돼 현재 24곳 중 방문이 가능한 곳은 새우젓 숙성굴로 사용했던 C구역 7번 토굴뿐이다. 함봉산에 위치하다 보니 외진 데다가 진입로나 전기 사정이 좋지 않다. 기반 조성과 안전점검, 해설사 양성 등이 포괄적으로 뒷받침돼야 상시 탐방이 가능하다.

동굴 발견 후 가치를 찾아내는 작업 역시 중요하다. 중구 항동 파라다이스호텔 지하와 신흥초등학교, 자유공원 등에서 동굴이 발견됐다. 이곳들 역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 방공호와 군수 창고, 물자 수송로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할 구가 2015년 조사용역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행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동굴 개발은 장기 과제로 두고 꾸준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천지역의 학술 연구와 콘텐츠 발굴을 통해 근현대 유산과의 연계성을 이어가면서 동굴을 직접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가 준비 중인 ‘인천은광(부평 광산)’ 개발사업의 경우도 최근 개발 용역을 세분화했다. 당초 부평가족공원 인근 4㎢로 지정했던 범위를 안전문제를 고려해 0.04㎢로 줄이고 상세 조사에 들어간다.

부평문화원 관계자는 "상시 개방을 위해서는 안전이나 개발 제한 문제 등 풀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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