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할 폭염 속에 시민들은 더위와의 사투로 기진맥진 탈진 상태다. 세기적 무더위로 온열환자가 속출, 환자수가 3천여 명에 이르고 사망자 또한 수십 명을 헤아리고 있다. 국가적 재난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이 발생한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 의무임을 확인하고, 모든 국민과 국가·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생명 및 신체의 안전과 재산보호에 관련된 행위를 할 때에는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함으로써 국민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함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폭염 속에 누구보다도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계층은 어린이와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시민들이다. 정부도 올 여름 폭염을 재난으로 간주해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하지만 효과는 별무하다. 정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시민 스스로 이번 재난을 극복해야 하겠다.

 우리에게는 예로부터 상부상조 등을 목적으로 제정한 향약 4대 덕목이 전해지고 있다. 착한 일은 서로 권한다(덕업상권), 잘못한 것은 서로 규제한다(과실상규), 서로 예절을 지킨다(예속상교)와 함께 전해지는 ‘어려운 일은 서로 돕는다’는 ‘환난상휼’이 그것이다.

 국가적 위난이 아닐 수 없는 이 폭염 속에 도처에서 어려운 이웃을 서로 돕고 있다는 아름다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교통장애인안전협회는 연천군을, 인천 홈플러스 논현점은 지역 내 경로당 등을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선풍기를 기탁했다. 의왕시와 안산시 등 지자체들도 홀몸노인들과 사업 현장 근로자들을 찾아 삼계탕과 수박 등을 전달 위문했다는 등 반가운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경로당 등 총 487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지정하고 냉방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홀몸노인들에게 여름철 안전장비 등을 지급하고 있다 한다. 양주시 백석읍 행정복지센터의 경우도 폭염으로 야외 활동이 어려운 교통 약자들을 위해 ‘쿨 수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길은 다양하다. 이 같은 환난상휼 정신으로 폭염재난을 극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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