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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당하고 방치돼도 연락 끊긴 가족의 전화만 기다릴 뿐…

[위기의 노인들]1. ‘학대의 덫’에 걸리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2018년 08월 08일 수요일 제19면
인천이 늙어간다. 인천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이 12%에 달하고 있다. 지역 내 농어촌 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은 65세 노인인구 비율이 26%를 훌쩍 넘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과 관련한 문제도 함께 늘고 있다. 그 중 노인 학대 문제는 최근 몇 년 새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본보는 학대, 자살 등 위기에 빠진 노인들의 현황을 짚어 보고, 노인 문제 해결과 정책 방향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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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대표적인 노인 문제인 지역 내 노인 학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사진=기호일보 DB>
# A(75)할머니는 자신이 살던 집을 나와 일주일이 넘도록 지인의 집에 몸을 의탁해야만 했다. 함께 살던 손자에게서 폭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노환으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하는 등 경미한 치매 증상을 보여 가족의 돌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녀들은 모두 연락이 두절됐다. 결국 할머니는 쉼터에 일시 입소한 후 요양병원에서 지내야만 했다.

# B(71)할아버지는 수년 전 자녀들에게 버려진 뒤 평소 가지고 있던 지병에 시달리며 홀로 살았다. 정신병적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져 치료가 필요한 상태이지만 파악되는 가족 정보가 불분명해 지역 의료원으로 보내졌다. 현재 할아버지는 지역 기관과 연계된 요양병원에서 생활을 하며 가족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지역 내 노인 학대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다. 7일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누적된 노인 학대 신고 건수는 1천74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5년 274건, 2016년 356건, 지난해 444건으로 점차 늘고 있다. 학대 피해를 입은 노인 중 70% 이상이 여성이었으며, 연령별로는 70대(45%)가 가장 많았다.

노인 학대 가해자는 배우자, 아들, 며느리 등 주로 가족(총 742건)이며, 이 수치는 매년 53%를 차지한다. 학대 유형으로는 정서적 학대(31.5%)와 신체적 학대(30.6%), 방임(19.8%), 경제적 학대(11.2%)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이 시행했던 ‘인천 노인생활 및 노인 보호 실태조사’에서도 14.7%의 노인이 학대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학대 당한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 내 관련 기관이 쉼터를 운영 중에 있으나 쉼터에 머무를 수 있는 기간과 인원, 재원 등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노인 학대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노인 개인을 비롯한 이들이 소속된 가정을 발굴해 지원하는 체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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