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부 중·고등학교의 여름방학 기간이 20일도 채 되지 않으면서 학부모와 교원 등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7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1천105개 중·고교 가운데 여름방학 기간이 20일 이하인 곳은 모두 134개 교로, 전체의 12%에 달한다. 중학교의 경우 여름방학이 20일 이하인 곳은 이천중(14일)과 여주 대신중(16일) 등 632개 교의 4.5% 인 29개 교이며, 고등학교는 동탄국제고(3년 9일·1∼2년 16일)와 화성 삼괴고(13일) 등 473개 교의 22.1%인 105개 교다.

도내 대부분의 학교(600개 교, 전체의 54.2%)가 정한 방학기간은 23일(중학교 96곳·고교 161곳)과 26일(중학교 251곳·고교 92곳)이다. 특히 30일 이상의 방학을 보내는 학교도 75개 교(중학교 47곳·고교 28곳)에 달하며, 가장 긴 여름방학을 보내는 곳은 중학교와 고교가 각각 44일(남양주 오남중)과 40일(부천정보산업고, 경기과학고)로 이들 학교와 최대 32일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여름방학 기간이 짧은 학교의 학부모와 학생 및 교원 등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짧아진 여름방학 기간만큼 중학교와 고교의 최대 겨울방학 일수가 각각 55일과 63일까지 계획돼 있는 등 겨울방학 기간이 늘어나면서 학사일정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자녀 생활 지도에 어려움이 불가피한데다 교원들은 각종 연수와 재충전 등 2학기 준비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방학기간을 활용한 각종 교내 시설공사가 필요하지만 짧아진 여름방학 기간으로 인해 대부분의 공사가 겨울방학에 집중되면서 공사업체를 찾지 못하거나 부실공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20일 이하의 여름방학을 운영하는 학교들은 올해 추석 연휴로 인해 보통 10월 초에 치러지는 1차 지필평가(중간고사) 기간이 9월로 조정되면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30일 이상의 방학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무더위로 인해 방학 전 단축수업까지 실시한 학교가 아직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갈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2월 학사를 축소하는 경향과 고3의 경우 수능 이전 준비시간 확보 및 수능 이후 수업일수 단축 등을 위해 여름방학 기간을 단축하는 추세"라며 "학사일정은 학교장의 결정 사항으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제기된 불만과 지적사항 등을 각 학교에 전달·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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