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면(麵)을 테마로 추진하는 ‘아시아누들타운’이 정작 알맹이는 빠진 채 진행돼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반경 6㎞ 내에 있는 북성동의 짜장면 거리(차이나타운)와 용동·신포동의 쫄면·칼국수 거리 등의 음식자원을 보존하고 이를 통한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누들타운 조성사업을 진행한다. 여기에는 면을 테마로 전시·교육·음식체험장으로 꾸며진 복합문화공간인 ‘누들플랫폼’과 ‘누들테마거리조성’, 누들페스티벌 개최 등도 계획돼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4년 국토교통부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중심시가지재생) 공모에 선정됐으며 오는 2019년까지 116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다.

구는 이번 누들플랫폼 조성을 통해 그동안 단절됐던 북성동과 신포동을 연결시켜 동화마을~차이나타운~개항장문화지구~누들플랫폼~신포시장을 잇는 원도심 관광벨트를 구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구의 계획은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쫄면과 칼국수 거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활성화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쫄면은 신포동이 원조로 알려졌으나 거의 사라졌고 현재 1~2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용동과 신포동에 몰렸던 칼국수 거리 역시 20여개 업소에서 지금은 3~4개 업소가 영업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차이나타운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초라한 형색이지만 구는 핵심사업은 놔두고 부수적인 누들플랫폼 사업에만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가 드러났다. 구는 당초 누들플랫폼 사업부지로 칼국수 가게가 몰려있던 신포동 47번지 일대 13개 점포의 매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충분한 사업계획 없이 밀어붙여 13개 점포 중 6개 점포만 매입하는데 그쳤다. 결국 사업부지는 관동 2가 3-1번지 일대로 다시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7억여 원이 낭비됐다. 이전부지에서도 문제가 나타났다. 이전부지는 50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35대 주차규모의 공영주차장이 있는 자리로 누들플랫폼이 조성되면 주차장은 물론 조성비용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정동준 중구의회 부의장은 "칼국수와 쫄면 등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아내고 알리기 보다는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한 누들플랫폼은 보여주기 행정이고 완전한 엉터리"라며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면밀히 따져보고 대안을 만들어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매입점포는 주민쉼터나 창업점포 등으로 조성하고 주차장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완되는 것"이라며 "누들거리 활성화 방안은 다양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지만 영업을 강제할 수 없어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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