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98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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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2’는 중국에 생존해 있는 22명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8월 14일 중국에서 개봉하며 기적적인 흥행기록을 쓴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영화 ‘22’가 오는 14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해 중국과 동시 개봉하지 못한 ‘22’의 한국 개봉은 의미를 더한다.

 영화의 개봉일인 14일은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세계 각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날로 지정돼 있다. 이날은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24~1997)할머니가 약 반세기 동안의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기도 하다.

 김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2012년 타이완에서 열린 아시아연대회의에서 해마다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하게 된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세계 위안부 기림일’은 국내에서는 지난해 정권 교체와 동시에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가 돼서야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이다. 영화는 첫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세계 위안부 기림일’인 8월 14일에 개봉을 현실화시키며 더욱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자 했다. 8월 현재 한국 내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7명, 중국 내 생존자는 6명으로, 대부분이 90세를 넘긴 삶의 끝자락에 놓여 있는 할머니들이다.

 피해자들의 과거가 아닌 현재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전 세계 영화제에 초청되며 관심을 끌어모았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부문 초청을 시작으로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제8회 DMZ다큐영화제, 제38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다큐 경쟁부문 등에 초청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Chinese Visual Festival’에서 관객인기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1회 얄타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2016년 중국 우한 국제영화제에서 특별추천영화상을 받았다.

 영화는 최선을 다해 조심스럽고 절제된 시선으로 22명의 할머니들을 일상의 화면에 담았다. 그래서 이들의 모습을 군더더기 없이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랐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다뤘지만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았던 할머니들의 삶에서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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