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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천시교육청 전경.
인천시교육청 직원들은 자신들이 빠진 채 진행되는 시교육청 이전 논란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인천시장이 바뀔 때마다 사전 논의 없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교육청 이전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에 대한 참담함 때문이다.

시교육청사 이전은 인천시장의 ‘단골 구호’였다. 송영길 전 시장은 2010년 시교육청을 미추홀구 도화지구로 이전하는 구상을 밝혔다가 무산됐다. 이후 2012년 서구 루원시티로 이전하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역시 실현하지 못했다.

유정복 전 시장도 시교육청을 루원시티로 이전해 교육행정연구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시교육청의 반대로 이전은 없던 일이 됐다. 시교육청은 당시 청사 이전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청사 규모도 늘어나지 않은 데다 접근성도 좋지 못하고, 시의회와도 멀어져 행정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민선7기 박남춘 시장은 다시 시교육청의 루원시티 이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재현 서구청장과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서갑지역위원장도 가세했다.

이 같은 여론몰이식 시교육청 이전 논의에 대해 교육청 직원들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 직원은 "청사 이전은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문제가 아닌 향후 50년 인천교육의 미래를 바라보고 방향성을 잡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시작부터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인천시 등이 교육청을 산하기관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앞으로 시와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으니 서로 반목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이 부담스러워 유감 표명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서구청장의 시교육청 루원시티 이전 추진 발표에도 시교육청과의 사전 논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향후 인천시나 서구 등에서 청사 이전과 관련된 공식 요청이 오면 검토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구청장 등의 시교육청 루원시티 이전 주장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아직까지 청사 이전에 대해 인천시나 서구 등과 논의한 것은 없고, 공식적으로 제안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검토해 보겠다"고 시큰둥해 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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