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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부담, '알바 문의 사절' /사진 =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에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장사 접어야 하지 않을까…."

9일 낮 12시께 수원 역전시장 내 한 찌개집. 한창 점심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일 시간이었지만 손님이 없어 정적만 흘렀다. 사장 김모(56·여)씨는 지난해까지 직원 3명을 두고 식당을 운영했지만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올라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직원을 1명으로 줄였다.

김 씨는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오후 10시까지 가게 문을 열어놓고 장사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달 결국 적자를 내자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 중이다.

용인시 기흥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원모(42·여)씨는 올해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직원들에게 줄 급여를 마련하는 데 허덕이고 있다. 그는 상가건물 1·2층에서 495㎡ 규모의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월 임대료를 내기도 벅찬데 매출까지 떨어져 최대 경영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안양시 동안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47)씨는 가게 직원을 1명 줄여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게에 나와서 일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져 기존의 여가를 즐길 수도 없을 뿐더러 가족들을 볼 시간마저 줄어들었다. 이 씨는 "인건비가 올라 결국 일하던 직원을 줄이고 직접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몸에 병이라도 나면 그대로 가게를 닫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내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인건비 지급에 부담을 느끼면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년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개인사업자 폐업자 수는 18만9천502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서울 16만1천704명, 부산 4만9천389명, 경남 4만7천898명보다 앞선 것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 데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10.9%로 확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최저임금 상승과 관련해 정부의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나오면 상인들과의 간담회를 열어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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