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목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jpg
▲ 홍순목 PEN 리더십 연구소 대표
어제 8월 12일은 세계 청년의 날이었다. 청년기는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기로 무한한 가능성과 꿈을 펼치기 위한 웅지가 움트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온 상식이다. 하지만 사회가 진화되고 고도화되면서 빈부격차 확대, 양성 불평등, 저출산 고령화 등의 기존 사회문제 외에 청년의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고 있다.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됨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희망에 벅차 있어야 할 청년들 앞에는 높은 취업의 벽과 이에 따른 삶의 질 저하라는 위기의식이 놓여 있다. 이런 문제는 문제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결국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있는가?’라는 물음에 봉착한다.

 이러한 이유로 청년 본인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청년 일자리 만들기는 시도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의제로 올라 있고 각종 대책이 수립되고 발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상이 돼 버렸다.

 인천시는 시장 직속으로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공무원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내는 대책이 아니라 외부 관계자와 전문가가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겠다고 한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본관 지하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구직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천청년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삼성그룹 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이틀 후 3년간 18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과 함께 3년간 4만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그룹의 3년간 신규 고용수준이 2만 여 명인 것을 볼 때 추가로 2만 명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인천에서는 지난 9일부터 세계 30개국 청년들이 참여하는 아시아유스포럼(Asian Youth Forum)이 열렸고 4차 산업혁명과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한 토크쇼도 열렸다.

 이처럼 청년들의 일자리와 삶의 질에 집중한 각종 하드웨어적인 대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당장에 청년들의 앞날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그 이유는 첫째 정부의 경제 마인드 부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가의 경제가 급격히 좋아지지 않는 이상 높은 부가가치를 얻기는 어렵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는 어떤가? 선진국 미국 등이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일 때 우리 경제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경제가 좋지 않을 뿐더러 전망도 어두운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인건비만 상승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반적인 상식에서 추가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둘째, 대개 정책의 수립과 진행이 정치적인 배경하에서 이뤄짐으로써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이런 기구를 만들었느니 저런 행사를 개최했느니 하는 업적 홍보 차원에서 청년문제를 접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에 실시간 일자리 상황 모니터를 만들어 놓았다고 대거 홍보를 했지만 지금까지 그 모니터에 나온 데이터를 통해서 어떤 피드백을 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인천시장 임기가 시작돼 시장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든다고 하지만 여타 다른 위원회와 같이 운영된다면 기대를 접는 편이 낫다. 새로운 정치 권력이 들어설 때마다 이에 호응해 민간기업에서 투자 계획이나 채용 계획을 발표하지만 실제로 실현됐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다.

 대한민국 전체 청년들의 처한 상황이 이러할진대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상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청년을 타깃으로 하는 정부 정책들조차 과연 지역의 청년들이 처한 상황, 인프라 등을 얼마나 감안하고 있는지 사실 회의적입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나 청년 정책이 함께 가지 못하고 따로따로 양적 팽창만 추구할 게 아니라 지역 청년들의 삶의 질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어느 지역 청년들의 의견이다. 이들의 목소리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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