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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한국외대 초빙교수
연일 날씨가 아프리카의 체감온도보다도 높다는 판단이 들 정도로 작열하는 폭염을 만들고 있다. 다들 건강 관리로 자신의 건강을 잘 돌보는 큰 숙제가 있지만, 지친 사람의 몸만큼이나 흐트러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어찌 치유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애국시민들의 목소리는 조금도 수그러들고 있지 않다. 그만큼 나라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야당의 기능정지는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각종 여론 조사상 지표로는 아직도 대통령이 국정을 잘하고 있다는 층이 매우 우세하게 나오고 있지만, 식자들이 만드는 정치에 대한 전문성이 큰 공론을 조사해 보면 매우 다른 결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정치전문가들의 의견인 정치학자, 기자 등 정치에 더 깊은 식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 대한민국의 건강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다면 아마도 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다.

 오늘은 논의의 방향성과 폭을 좁혀서 자유 우파가 생각하는 시국에 대해 논의코자 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서 궤멸 수준의 패배를 가져온 자유한국당이 지금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개혁 작업을 한다고 하지만, 과거의 인명진 비대위 등과 다를 바 없는 옥도정기 정도 바르는 간단한 리모델링안을 갖고 무슨 정당 개혁이냐고 애국시민들의 반발이 매우 크다. 더군다나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보수의 부패한 단면을 고스란히 민낯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선, 지금 한국당이 위장 쇄신쇼를 하고 있다는 당원들의 지적을 가볍게 보아서도 안 될 것이다. 물론, 탄핵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해야 할 것이다. 6·13 지방선거가 끝나는 날,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원내대표 그리고 당직자들은 모두 사표를 쓰고 당원들의 처방을 기다리는 도덕성과 책임감을 보여줬어야 했다. 그러나 김성태, 김무성 의원 등 탄핵복당파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은 다시 그 자리에 남아 그들이 정당 쇄신의 주역이 되겠다고 감동이 없는 3류 개혁쇼를 진행 중이다. 비대위원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을 영입하고 보수의 본류와는 거리가 먼 중도행보를 보이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근자의 갤럽 여론조사 결과 한국당에 대한 11%의 정당 지지도를 극복은커녕 보수궤멸의 노선을 밟지 말라는 장담도 어려운 지경이다. 그래서 나는 제안을 한다. 이 귀중한 시간을 화장만 고치는 가짜 개혁에 낭비하지 말고 나라도 어렵고 당도 어려운 비상한 시기에 맞는 결단을 선량들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인은 이미 충분히 분석이 나왔다. 무슨 학교 연구소에 용역을 줘 원인을 분석하는 등 요식행위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물러날 사람들은 다 물러나고 새로운 당을 만들어서 역사의 부름에 회답해야 한다.

 다음 총선 공천권과 기득권 유지가 먼저인 사람들은 소인배들이니까 기대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선량으로, 헌법기관으로 최소한의 책임감을 느끼는 이들은 이제 선명한 보수신당의 창당이라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할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가 이러한 정답을 수용할 그릇이 안 되고, 철학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이란 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행동하는 용기를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제도권 밖에서 보수이념으로 무장하고 보수를 위해서 헌신해 온 인사들과 투쟁 동력이 생기는 강하고 선명한 보수당을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김병준 비대위가 당을 해산하고 재창당을 한다는 결단을 내려주면 고맙지만, 탄핵복당파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집행위원회로 전락하면 과감하게 이들의 잘못을 꾸짖으며 행동하는 많은 선량들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다가오는 8월15일의 통합태극기집회는 우선 집안단속을 하는 대반전의 기회로 삼아서 새로운 범보수신당을 만드는 서막을 울려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일을 하기 전에 잠시 우리를 돌아보는 측면에서 우선 집안부터 청소하고 다시 세우는 일을 하는, 싸우고 투쟁하는 역사적인 범구국정당 창립을 정당화하고 여론을 만드는, 의미 있는 통합 태극기집회가 될 것을 애국시민의 한 사람으로 주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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